전남대 반도체연구소 건립 ‘지지부진’…반도체 인재 양성에 2665억

서미애 기자
수정 2026-10-21 13:12
입력 2026-10-21 12:36
국정감사 드러난 ‘탁상행정’…거점 국립대연구소 준공 연쇄 차질
충남대, 실습실없이 학생 뽑아…2031년 인력부족 5만4천명 육박
외형 겉치레 골몰, 정작 현장교육 인프라·수급 체계는 속빈 강정
정부가 ‘반도체 초강대국’을 표방하며 2,665억 원의 혈세를 투입해 추진 중인 ‘15만 반도체 인재 양성 사업’이 첫 단추부터 꼬이고 있다. 지방 거점 국립대를 중심으로 첨단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거창한 공언과 달리, 실제 착공에 들어간 곳은 강원대 단 1곳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전남대학교 대학본부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립대학 국정감사는 정부와 대학의 탁상행정을 성토하는 장으로 변모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거점 국립대 반도체 공동연구소 설립의 총체적 지연과 부실한 인력 양성 체계의 난맥상을 일제히 질타했다. 국감 현장에서는 최소한의 연구 및 실습 여건조차 갖추지 못한 채 사업을 추진한 정부와 대학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방안 발표 이후 지정된 거점 대학 대다수가 연구소 구축에 연쇄 차질을 빚으며 전체 완공 목표가 2029년 말로 밀려났다.
전남대의 경우 부지 변경과 설계 공모 2회 유찰이 겹치면서 약 7개월의 사업 지연이 발생해 2027년 3월에야 착공이 가능한 실정이다.
전북대 역시 여전히 조달청 심의 단계에 머물러 있는 등 대부분의 거점 국립대가 답보 상태에 갇혀 있다.
특히 충남대학교는 인프라 구축도 없이 학생부터 선발하는 ‘선무당 행정’의 전형을 보여줬다.
충남대는 올해 반도체융합학과 신입생 60명을 선발했으나, 연구소 준공 예정 시점은 2029년 9월이다. 이로 인해 입학한 학생들은 전용 실습실도 없이 타 학과의 장비를 빌려 쓰는 열악한 환경에 내몰려 있으며, 실적에 급급해 교육 기본 여건도 갖추지 않은 채 학생들과의 약속을 저버렸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인프라 구축 지연은 국가 반도체 산업 경쟁력의 근간을 흔드는 시한폭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오는 2031년까지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 중 약 5만 4,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인재 확보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대학의 인프라 부실은 핵심 인력의 해외 유출을 부채질할 수 있으며, 특히 글로벌 점유율이 2%에 불과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대학 차원의 실질적 교육 기반 확충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 논의가 전력·용수 등 외형적 인프라에만 편중된 채 인력 양성 체계 구축에는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향후 지역 팹 가동에 필요한 9만 명의 인력을 공급하기에는 지역 직업계고와 전문 교육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전남·광주 반도체 프로젝트 본격화에 따른 대규모 인력 수요와 대학의 인재 양성 시기가 어긋나지 않도록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이근배 전남대 총장은 입찰 및 부지 선정 과정에서 약 7개월의 지연이 발생했음을 인정하며, 3차 설계를 마치고 교육부 심사를 요청해 내년 3월 착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 총장은 기존 실증센터(전공정)와 신설 연구소(후공정)를 연계하고, 지역 대학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력 수요의 65%를 충족하겠다는 수습책을 제시했다. 아울러 광주·전남 지역 대학들과 협의해 구체적인 비전과 양성 계획을 의원실에 보고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남광주 서미애 기자
세줄 요약
- 2665억 반도체 인재 양성 사업, 연구소 지연 논란
- 전남대 착공 늦어지고 충남대는 선발 먼저 진행
- 국감서 정부·대학 탁상행정과 교육 기반 부실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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