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870㎞ 너머 상하이 수술로봇 움직였다”
이병문 기자
수정 2026-10-19 23:58
입력 2026-10-19 23:58
강석호 교수, 한중 원격수술 성공
“법적 기반 정비 시 의료 한계 극복”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2001년 미국·프랑스 간 ‘린드버그 수술’ 이후 통신 지연 문제로 정체됐던 원격수술이 초고속 통신망의 발전으로 임상에 적용 가능한 수준까지 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강석호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지난 16일 열린 제78차 대한비뇨의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상용 수술로봇 ‘투마이(Toumai)’를 활용해 한중 간 원격수술 실증을 성공시킨데 대해 1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어 그는 “서울 코엑스의 수술 콘솔에서 손을 움직이자, 약 870km 떨어진 중국 상하이의 로봇팔이 실시간으로 똑같이 따라 움직였다”며 당시의 전율을 떠올렸다. 국내 의료진이 비뇨의학 분야에서 국경을 건너 원격수술 실증을 한 것은 처음이다. 수술 대상은 동물모델이었다. 이는 미국 뉴욕 외과의사가 대서양 건너 프랑스 환자를 원격 수술해 성공한 린드버그 수술의 아시아판에 비견된다. 당시 수술은 1927년 미국 비행사 찰스 린드버그가 대서양 횡단 단독 비행에 성공한 것을 기념해 린드버그 수술이라고 명명됐다.
대한비뇨내시경로봇학회 회장인 강 교수는 아시아 최초로 로봇을 이용한 근치적 방광절제술을 성공하는 등 비뇨기종양 로봇수술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강 교수는 “환자 안전과 법적 기반만 잘 정비된다면 원격수술은 인류의 의료 한계를 극복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라며 “기술적 성과가 실제 의료 현장의 혁신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원격의료가 정체라는 지적에 대해 “기술 제어나 영상 전송 등 핵심 기술은 이미 수술에 적용할 수 있는 단계이며,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제도적·법적 환경”이라며 “책임 소재 불분명, 수가 및 보험체계 미비, 환자 개인정보 보안, 통신 장애 대응 로드맵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원격수술의 미래에 대해 “이젠 숙련된 전문의가 현장에 가지 않고도 오지나 의료 취약지 환자를 치료 및 수술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면서 “나아가 전장이나 재난 지역, 극지, 해상은 물론 최근 국제우주정거장(ISS) 모의 수술 연구처럼 우주 같은 극한환경으로까지 적용 범위를 넓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세줄 요약
- 서울-상하이 870㎞ 원격수술 실증 성공
- 비뇨의학 분야 첫 국경 간 로봇 시연
- 기술 성과와 제도 정비 과제 동시 부각
2026-10-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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