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딸깍’ 업무 끝낸 동료… 뒷수습은 또 김대리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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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연 기자
수정 2026-10-19 23:54
입력 2026-10-19 23:54

두번 일하게 하는 ‘워크슬롭’ 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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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일을 못하거나 늦게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다들 빨리는 해와요. 그런데 막상 내용은 없고 그런 결과물들을 다 검토해야 하니 더 힘들어졌어요.”

●겉보기에만 그럴듯한 결과물 내놔

직장인 박모씨는 19일 인공지능(AI)이 만든 결과물의 뒷수습을 동료가 떠안는 이른바 ‘워크슬롭’(workslop)의 고충이 크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같은 부서 직원이 ‘바이브 코딩’(AI에 자연어로 지시해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임원 보고용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었는데, 간단한 지시 몇 마디로 소위 ‘딸깍’ 만들었다는 것이다. 겉보기에는 그럴듯했지만 실제 사용 가능성은 낮았고, 후속 작업은 고스란히 실무자 몫이었다고 했다.

보고서나 파워포인트도 서식은 번듯하고 화려한데 막상 내용이 부실하거나 AI에 준 지시가 구체적이지 않아 업무 맥락에 맞지 않는 경우도 많다. 다른 기업 관계자는 “반복되면 결국 해당 직원에게 일을 맡기지 않게 된다”며 AI 시대가 만든 어두운 모습이라고 했다.

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의 AI 활용 능력을 눈여겨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를 잘 다루는 인재와 AI가 만든 결과물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인재의 차이가 기업의 생산성은 물론 동료의 업무 부담까지 좌우할 수 있다.

●동료가 다시 검토… 생산성 떨어져

회계·컨설팅 기업 KPMG와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이 저연차 직원 523명을 대상으로 AI 에이전트 활용 실험을 진행한 결과 AI에 업무를 많이 위임하는 ‘AI 위임자’는 기초 역량 평가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들은 AI에 업무를 맡겨 결과물을 얻는 데는 능숙했지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다만 AI가 일정 수준의 결과물을 대신 만들어 주면서 최종 산출물의 성과는 최하위에 머물지 않았다. AI가 만든 결과물의 완성도만으로는 이를 활용한 직원의 실제 역량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조혜준 휴마인 대표는 “AI 시대에는 새로운 지식을 얼마나 빨리 학습하는지와 문제 해결력이 중요하다”며 “AI를 팀원처럼 활용하려면 자신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고, 구체적으로 지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수연·민나리 기자
세줄 요약
  • AI 결과물 뒷수습 떠안는 워크슬롭 확산
  • 겉만 번지르르한 보고서·앱, 실무 부담 가중
  • AI 활용 능력과 문제 해결력의 격차 부각
2026-10-2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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