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의 구도자’ 이정민, 홈코스 H1클럽에서 18년 여정 마침표…“내 골프 인생은 1000점” [아이스버그골프·서울신문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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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훈 기자
수정 2026-10-18 16:45
입력 2026-10-18 16:45
세줄 요약
  • H1클럽 은퇴식, 18년 프로 여정 마침표
  • 이정민, 11승과 함께 ‘필드의 구도자’로 기억
  • 손목 부상으로 은퇴, 골프 인생 1000점 자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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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경기 이천시 H1 클럽에서 열린 KLPGA투어 아이스버그골프·서울신문 오픈에서 이정민 선수 은퇴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6.10.18 홍윤기 기자
18일 경기 이천시 H1 클럽에서 열린 KLPGA투어 아이스버그골프·서울신문 오픈에서 이정민 선수 은퇴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6.10.18 홍윤기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이정민(34)이 18년간의 프로 골프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이정민은 18일 경기도 이천시 H1 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아이스버그골프·서울신문 오픈 시상식에 앞서 은퇴식을 열고 필드와 작별을 고했다.

이정민은 ‘필드의 구도자’로 불렸다. 드림투어 1년을 거쳐 2010년 KLPGA투어에 데뷔해 그해 생애 첫 우승을 따낸 이후 그가 몰두한 것은 리더보드 상단의 순위가 아닌 샷의 완성도였다. 이정민은 타인과의 경쟁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기준을 따랐다.

그는 “우승 횟수나 다른 선수와의 타수 차이는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 오직 내가 의도하고 계획한 대로 샷을 완벽하게 구현했느냐에 집중했다”며 “우승을 했더라도 샷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기쁘지 않았고, 성적이 좋지 않아도 원하는 스윙을 해냈다면 만족했다”고 말했다.

늘 연구하고, 연습에 집중한 이정민은 타고난 장타력에 스핀이 많이 걸리는 고품질 아이언샷을 완성해 11번이나 우승했다.

32살이던 지난 2024년에는 메이저대회 KL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라 나이를 잊었다는 말까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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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이 18일  KLPGA투어 아이스버그골프·서울신문 오픈이 열린 경기 이천시 H1 클럽에서 가진 은퇴식에서 조억헌 서울신문 부회장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홍윤기 기자
이정민이 18일 KLPGA투어 아이스버그골프·서울신문 오픈이 열린 경기 이천시 H1 클럽에서 가진 은퇴식에서 조억헌 서울신문 부회장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홍윤기 기자


은퇴가 생각보다 빨랐던 건 뜻하지 않게 찾아온 왼쪽 손목 연골 부상 때문이다. 이정민은 “2024년 말에 손목 연골이 찢어졌다. 통증 때문에 내가 원하는 완성도의 스윙을 만들기 위한 연습량을 더 이상 소화할 수 없었다”고 은퇴 배경을 설명했다.

이정민은 “지난해부터 은퇴를 생각하다가 프로 초년생일 때부터 김상열 KLPGA 회장께서 마음껏 연습을 하도록 배려해 주셔서 홈코스로 여기는 H1 클럽에서 아이스버그골프·서울신문 오픈이 열리기에 이곳에서 은퇴식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련은 남기지 않았다. 자신의 골프 인생에 점수를 매겨달라는 질문에 이정민은 주저 없이 “100점 만점에 1000점을 주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단 한 번도 요행을 바란 적이 없다. 정직하게 땀을 흘렸고 매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그렇기에 아웃오브바운즈(OB)를 냈을 때도 후회하지 않았다. 아쉬움 없이 골프채를 놓을 수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정민은 동료와 후배들이 가장 따르고 의지하는 ‘큰언니’였다.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골프를 하는 태도는 후배들에게 구심점 역할을 했다. 이날 은퇴식에도 많은 후배 선수들이 참석해 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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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이 18일 아이스버그골프·서울신문 오픈이 열린 경기 이천시 H1 클럽에서 은퇴식을 가진 뒤 조억헌 서울신문 부회장(오른쪽), 김재욱 서울신문 경영본부장(왼쪽)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홍윤기 기자
이정민이 18일 아이스버그골프·서울신문 오픈이 열린 경기 이천시 H1 클럽에서 은퇴식을 가진 뒤 조억헌 서울신문 부회장(오른쪽), 김재욱 서울신문 경영본부장(왼쪽)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홍윤기 기자


이정민은 치열한 경쟁에 남겨질 후배들을 향해 조언을 남겼다. 그는 “후배들이 샷 하나, 공 하나에 너무 모든 것을 쏟아붓고 스스로를 갉아먹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OB가 나더라도 공은 결국 골프장 안에 있다. 어디로 도망가지 않는다. 눈앞의 실수에 얽매이기보다 긴 호흡으로 골프를 바라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당분간 이정민은 골프와 거리를 둔다. 향후 계획에 대해 그는 “당분간은 백수처럼 지내며 나 자신을 온전히 비우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18년간 유지해 온 긴장을 풀겠다는 의미다.

“올겨울에는 좋아하는 스키를 원 없이 탈 것”이라는 이정민은 “그렇게 비우고 쉬다 보면 언젠가 다시 채워지지 않겠나. 그때쯤 다시 골프 관련 일을 하게 될 것 같다”며 복귀 가능성도 열어뒀다.

권훈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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