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스공사, 84억 쏟았는데…국산화 4개 중 3개 구매 ‘0원’
반영윤 기자
수정 2026-10-18 14:25
입력 2026-10-18 14:25
인증 1개 품목은 91%가 외국산
국산화 완료 품목도 외국산 구매
백혜련 “외국산 대체율 관리 必”
한국가스공사가 2020년 이후 83억7000만원을 들여 국산화한 기자재 4개 품목 가운데 3개는 인증 뒤 구매 실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개 품목도 인증 뒤 구매액의 91%가 외국산이었다.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가스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스공사가 개발비를 들여 국산화한 품목은 감압발전설비, 6인치 정압설비, 매몰형 볼밸브, 드레인펌프 등 4개다.
개발비가 가장 많이 들어간 감압발전설비(개발비 66억 7000만원)는 배관을 타고 높은 압력으로 들어온 가스의 압력을 낮추는 과정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전기를 만드는 설비다. 2023년 10월 인증을 받았지만 이후 가스공사의 구매는 한 건도 없었다.
배관 속 가스 압력을 일정하게 낮춰 공급하는 6인치 정압설비(개발비 5억 9000만원)도 2023년 1월 인증을 받은 뒤 국산 제품 구매 실적이 없다.
땅속에 묻힌 배관에서 가스 흐름을 열고 닫는 매몰형 볼밸브(개발비 1억 5000만원)는 구매는 이뤄졌지만 대부분 외국산이었다. 2023년 11월 인증 이후 2년 동안 구매액 24억 5000만원 가운데 22억 3000만원(91%)이 외국산 제품이었다. 설비 안에 남은 액체를 빼내는 드레인펌프(개발비 9억 6000만원)는 지난해 6월 인증을 받아 아직 국산품 구매 실적이 없다.
기존에 국산화 완료로 분류한 품목에서도 외국산 구매는 이어졌다. 가스를 압축해 보내는 고압가스 압축기(왕복동식)는 2024년 89억 3000만원어치를 전부 외국산으로 구매했다. 전력설비를 감시·제어하는 전력감시제어설비(ESCS)도 18억 3000만원 전액이 외국산이었다. 두 품목 모두 가스공사가 국산화 완료로 분류한 품목이다. 가스공사는 입찰을 했지만 국내 업체가 참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백혜련 의원은 “국산화는 개발을 마쳤을 때가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쓰일 때 완성된다”며 “80억원이 넘는 개발비를 들이고도 가스공사가 사지 않는다면 개발에 참여한 국내 기업에는 매출도, 납품 실적도 남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스공사는 국산화한 품목의 숫자를 내세울 것이 아니라 개발한 제품을 실제로 얼마나 사서 쓰는지, 외국산을 얼마나 대체했는지로 성과를 관리하고, 개발 기업이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영윤 기자
세줄 요약
- 국산화 기자재 4개 중 3개 구매 실적 전무
- 매몰형 볼밸브도 구매액 대부분 외국산 의존
- 국산화 완료 품목도 전량 외국산 구매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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