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뢰 사과 대신 미사일 쏘고 조롱… 국민 인내 시험하는 北
수정 2026-10-05 00:50
입력 2026-10-04 23:57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달 30일 우리 군은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을 북한 소행으로 판단하고 사과를 요구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자작 광대극” 운운하며 적반하장식 대응을 했다.
그럼에도 이재명 대통령은 국군의날에 ‘지뢰’라는 단어조차 언급하지 않은 채 이번 사건을 “불의의 사고”로 규정했다. 이어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지난 2일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주장은 대단히 무책임하고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제의했다.
몇시간 뒤 김여정은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혼자 보기 아까운 광대극의 절정”이라고 응수했다. 정 장관의 대화 제안에는 “대꾸할 가치도 없는 망상”이라고 했다. 그러고는 다음날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도발을 했다. 미사일 관련한 한국과 일본 당국의 분석을 놓고는 “탐지 능력의 제한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조롱까지 일삼았다.
북한을 향한 정부의 구애가 달걀로 바위 치기 아닌지 한숨이 나오게 한다. 저자세로 달래어서라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정부의 절박함에 북한은 호응은커녕 조롱으로 돌려주고 있다. 망동의 수위는 갈수록 통제불능이 되는 듯하다.
이 배경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선대의 통일 노선을 뒤엎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천명한 ‘적대적 두 국가론’이 있다. 달라진 상황을 인정하지 않고 예전처럼 조건 없이 손을 내밀면 북한이 대화에 응할 거라고 기대하는 것은 착각일 수 있다. 실제 김여정은 지난 2일 ‘국경선 요새화’에 대해 “한국과 마주 설 일이 없도록 영영 문을 닫아매자는 데 목적이 있다”고 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가 더 큰 무력 충돌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지금의 대응 방식이 과연 안보에 실질적 도움이 되겠는지 냉철히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단호한 대응은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2026-10-0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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