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뢰 사과 대신 미사일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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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6-10-05 00:31
입력 2026-10-04 23:49

동해로 ‘중거리 전략 미사일’ 발사
“핵 고도화 과시로 이슈 전환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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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주애와 미사일 발사 참관
김정은, 주애와 미사일 발사 참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왼쪽)가 지난 3일 북한 원산 일대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북한 동부지역에서 동해로 중거리 전략미사일을 발사하는 훈련을 진행했다고 4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북한 지뢰 폭발 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북측에 대화를 제의했지만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로 응답했다. 남측이 제기한 지뢰 폭발 책임 문제에 사과 대신에 핵·미사일 능력을 과시해 이슈를 전환하고, 북미 대화의 협상력을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노동신문은 4일 “10월 3일 새벽 우리 나라 동부지역에서 조선동해로 중거리전략미사일발사훈련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미사일은 동해상 1000㎞ 거리의 목표점을 명중했다”며 구체적인 좌표를 공개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오전 6시 30분쯤 북한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군은 미사일이 700㎞ 이상을 비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정부의 대화 제의 거부를 실제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란 평가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2일 북한에 “적어도 군사분계선(MDL)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측정하는 일을, 소통하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장은 당일 “대꾸할 가치도 없는 망상이고 일방적인 넋두리”라며 “어떤 경우에도 조한 사이의 접촉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는 사소한 공간이나 여지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부장은 다음 날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당일 이례적으로 직접 입장문을 냈다.

그는 합참과 일본 방위성이 비행거리를 700㎞ 이상, 약 680㎞라고 각각 분석한 점을 거론했다. 김 부장은 “매번 파도식 비행궤도 방식을 적용했을 때 적들은 1차 도약점 이후부터는 목표를 소실했다”며 “이미 4차례나 이와 유사한 경우를 목격하였으며 결론적으로 우리가 보유한 미사일들의 특수한 비행방식의 우월성이 현실적으로 검증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김 부장이 이례적으로 발사 사실을 직접 발표한 것은 지뢰폭발 사건의 확산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한국이 제기한 지뢰 문제를 핵·미사일 의제로 덮어 한반도 이슈의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것이다.

또 오는 11월 북미 대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미국을 향한 메시지란 해석도 제기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발사훈련을 참관하고 “전략적 공격수단들의 신뢰성과 그 치명성을 적수들에게 부단히 그리고 반복적으로 인식시키는 책임적인 노력을 중단없이 계속해야 한다”며 “우리의 이 같은 활동은 명백히 나라의 핵전쟁억제력을 더욱 고도화하자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우리의 견해와 로선에서 변화란 있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핵 능력의 불가역성을 전달하면서도 미국을 직접 겨냥한 문구는 배제해 대미 대화 여지를 보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원뿔형 중거리 극초음속 미사일로 분석된다. 북한은 글라이더형, 원뿔형 2종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북한이 언급한 사거리 1000㎞는 군 당국이 포착한 700㎞ 이상과 300㎞ 차이가 난다. 원뿔형 극초음속 미사일은 1차 정점 고도를 찍은 후 하강하다가 다시 변칙적으로 솟구치는 ‘활공 재도약’ 기동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때문에 지구 곡률(지표면의 꺾임)로 인한 일부 탐지공백이 발생한다.

한편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전날 긴급 안보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안보실은 “반복된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일 뿐 아니라 현 상황 관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엄중한 행위”라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규탄했다.

이주원·강동용 기자
세줄 요약
  • 지뢰 사과 대신 미사일 발사로 응답
  • 대화 제의 거부와 핵·미사일 과시
  • 한반도 이슈 주도권 확보 시도
2026-10-0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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