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커진 경찰, 첫 대형 해킹 시험대…“해외공조·AI 수사력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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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혁 기자
유승혁 기자
수정 2026-10-04 17:06
입력 2026-10-04 17:06

해외 IP에 막힌 해커 추적…피의자 특정도 난항
피의자 특정해도 ‘국경 장벽’…국제공조도 난항
개인정보 범죄 급증하는데…송치율 5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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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 수사 지휘관 회의’에서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홍석기 국수본부장 등 전국 경찰 지휘관들이 영상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 수사 지휘관 회의’에서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홍석기 국수본부장 등 전국 경찰 지휘관들이 영상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은행권 해킹 공격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하면서 수사권이 확대된 경찰의 사이버수사 역량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 다만 해외 IP·서버를 통한 우회 공격과 국제공조의 한계 등 ‘국경 밖 수사’가 해킹 사건의 고질적인 난관으로 꼽힌다.

4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사이버테러대응수사대는 지난 2일 국내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한 동시다발적 해킹 공격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피의자 특정이나 피해 규모 등 범행 실체가 명확해지면 정식 수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정식 수사로 전환되면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 경찰이 처음 맡는 대형 사이버범죄 사건이 될 전망이다.

문제는 범인을 특정하는 단계부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해커 추적의 출발점인 IP 확보부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VPN이나 제3국 서버 등을 거쳐 공격할 경우 확보한 IP만으로 실제 공격자를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해외 서버나 사업자의 접속기록이 필요한 경우에도 현지 사업자나 수사기관에 자료를 요청해야 해 수사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2월 정식 수사로 전환한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해킹 사건도 6개월이 지난 8월까지 해커의 신원을 특정하지 못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해외에 IP를 둔 경우가 많고 우회 접속을 하면 실제 피의자를 특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공격자가 여러 단계를 거쳐 흔적을 지우면 최초 공격 지점을 확인하는 것부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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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시내에 설치된 여러 은행 ATM기. 연합뉴스
4일 서울 시내에 설치된 여러 은행 ATM기. 연합뉴스


이번 은행권 해킹에 인공지능(AI)이 활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사기법의 고도화도 과제로 꼽힌다. 황 교수는 “AI를 활용하면서 해킹의 진입장벽도 낮아지고 있다”며 “기존 사이버수사 체계와 전문 인력, 수사기법 역시 AI 시대에 맞게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피의자를 특정해도 해외 체류나 외국 국적 등으로 실제 조사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말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는 경찰이 중국에 체류 중인 전직 개발자를 피의자로 특정했지만, 아직 직접 조사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11월부터 발생한 기초의원 대상 딥페이크 협박 사건도 접속 IP와 메일 계정 등을 확보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공조를 요청했지만, 회신이 이뤄지지 않아 수사가 중지됐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사이버범죄는 국경을 넘어 발생하는 만큼 상대국의 법적 절차를 거치면서 국내 수사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며 “유럽처럼 해외 수사기관·플랫폼과 상시로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수사할 수 있는 공조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정보 관련 범죄가 늘어나는 가운데 경찰의 송치 비율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사건은 2023년 2188건에서 지난해 4225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고, 올해도 8월까지 3448건이 접수됐다. 반면 송치 비율은 2023년 53.9%에서 지난해 35.6%, 올해 8월까지 31.6%로 떨어졌다.

유승혁 기자
세줄 요약
  • 은행권 해킹 내사 착수, 경찰 첫 대형 시험대
  • 해외 IP·서버 우회로 범인 특정 난항
  • AI 활용 확산, 수사기법·공조체계 고도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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