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퓨터로 138억 년 전 ‘우주의 새벽’ 재현 성공

유용하 기자
수정 2026-09-30 21:00
입력 2026-09-30 21:00
세줄 요약
- 메가트론, 우주 초기 정밀 시뮬레이션 성공
- 최초의 별·은하 형성 과정과 원소 확산 추적
- JWST 관측과 항성 고고학 연결 틀 제시
미국 시카고대 제공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나온 것 중 가장 정밀한 수준의 초기 우주 시뮬레이션으로 최초의 별과 은하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영국 배스대, 미국 시카고대, 프랑스 파리천체물리연구소가 참여한 ‘메가트론’ 프로젝트팀이 첨단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최초의 별과 은하의 탄생 과정, 우리 주변의 화학 원소들이 어떤 방식으로 우주를 채워갔는지 밝혀냈다. 메가트론 프로젝트는 우리은하가 태어난 우주 영역을 슈퍼컴퓨터로 통째로 재현하는 연구로 영국, 미국, 프랑스, 스웨덴, 한국, 벨기에, 스위스 7개국 12개 연구기관과 대학이 참여해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진행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천문학 분야 국제 학술지 ‘천체물리학 오픈 저널’ 9월 30일 자에 4편의 논문으로 발표됐다.
별빛과 별을 만드는 재료인 수소·헬륨 기체로 구성된 가스, 새로 만들어진 원소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초기 우주에 대한 두 가지 시선을 잇는 데 필수적이다. 하나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관측한 젊은 은하들로 갓 태어난 우주의 은하를 직접 보여준다. 다른 하나는 우리 태양계가 속한 우리은하 안팎의 오래된 별들에서 관측한 화학적 단서다.
연구팀은 가스의 움직임, 별빛의 전파, 화학 원소 농도의 변화를 동시에 추적하는 첨단 컴퓨터 모델을 이용해 수십억 년에 걸쳐 별들이 은하 안팎의 가스를 어떻게 빚어내는지 조사함으로써 우리은하와 비슷한 질량의 은하로 자라날 어린 은하의 진화 과정을 추적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연구팀은 영국 국가 슈퍼컴퓨터 사용 시간 4000만프로세서 시간을 배정받았다. 프로세서 4600개를 1년 내내 쉬지 않고 돌리는 수준으로 이를 통해 해상도가 더 높고 더 완벽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져 JWST 관측 결과와 오래된 별들에 보존된 화학적 화석 기록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고 통합할 수 있게 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시뮬레이션은 빅뱅 직후 조건을 반영해 무거운 원소가 전혀 섞이지 않은 원시 가스에서 출발한다. 이후 최초의 별이 태어나고 이 별들이 복사를 내뿜고 마지막에 초신성으로 폭발하며 새로 만들어진 원소들이 다음 세대의 별과 은하로 퍼져 나가는 과정을 차례로 따라간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천문학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 중 하나인 ‘현재 우주를 이루는 원소들은 어디서 왔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단순한 시뮬레이션 모델이 은하를 둘러싼 가스, 별의 복사, 복잡한 화학 과정이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할 수 있는 만큼 높은 해상도로 모델링해 지금까지 포착하지 못했던 가스 속 구조까지 분해했다. 그 결과 탄소, 산소, 철을 비롯해 우리 세계와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수많은 원소들이 별을 만든 것을 재확인했다.
메가트론 공동연구단을 이끌고 있는 마틴 레이 영국 배스대 교수는 “메가트론 프로젝트는 JWST의 데이터와 항성 고고학 데이터를 해석하고 이해하기 위한 공통의 물리적 틀을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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