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분해 친환경 플라스틱도 체내에 들어오면 치명적

유용하 기자
수정 2026-09-29 16:13
입력 2026-09-29 16:13
세줄 요약
- 경구보다 흡입 시 폐 잔류·전신 노출 증가
- PLA 미세입자 72시간 추적, 흡입군 장기 체류
- 반복 흡입에서 폐 염증세포·지표 증가 확인
세계보건기구(WHO) 제공
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성의약품개발팀은 방사성동위원소 기반 분자영상 기술을 이용해 생분해성 플라스틱 폴리락트산(PLA) 미세플라스틱이 입을 통해 섭취될 때보다 호흡기를 통해 유입될 때 폐에 더 오래 남고 전신 노출도 증가한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독성학 분야 국제 학술지 ‘위해 물질 저널’에 실렸다.
PLA는 옥수수, 밀 등 재생 가능한 원료로 제조할 수 있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식품 포장재, 의료기기, 3D 프린팅 등에 활용된다. 친환경 생분해성이라고는 하지만 온도, 습도, 미생물 활동 등 특정 조건이 갖춰져야 분해되기 때문에 체내에서는 분해가 쉽지 않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LA는 식품과 포장재를 통한 경구 노출뿐 아니라 3D 프린팅이나 플라스틱 가공 공정에서 발생하는 공기 중 입자를 통한 호흡기 노출 가능성도 있다. 같은 입자가 서로 다른 경로로 체내에 들어왔을 때 분포와 잔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하나의 실험 체계에서 비교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제공
연구팀은 평균 지름 145㎚(나노미터)의 구형 PLA 입자에 추적하기 편하게 방사성동위원소 요오드-125(I-125)를 입히고 생쥐에게 동일한 양을 경구, 기관 내 경로로 각각 투여했다. 그 다음 단일광자방출컴퓨터 단층 촬영(SPECT/CT) 영상과 장기별 방사능 분석으로 72시간 동안 체내 분포를 추적했다.
그 결과, 직접 섭취하도록 한 경구 투여군에서는 추적 신호가 위장관을 따라 이동하며 빠르게 감소한 반면 기관 내 투여군에서는 폐의 신호가 72시간 후에도 지속됐다. 또 폐에서 PLA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생물학적 반감기가 기관 내 투여군은 약 218시간으로 경구 투여군의 약 10.7시간보다 20배 이상 긴 것으로 나타났다.
폐에서 오래 머문 입자는 전신 노출로도 이어졌는데 혈중 누적 노출량은 기관 내 투여군이 경구 투여군보다 약 2.25배 높았고 간, 신장, 비장 등 주요 장기에서도 같은 경향이 관찰됐다. 이와 함께 6주 동안 매일 기관에 PLA를 투여한 실험에서는 폐 혈관 주변에 염증세포가 몰려 있었고 염증 관련 지표들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구 투여한 쥐의 위와 장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김진수(사진) 박사는 “생분해성이라고 하면 흔히 체내에 들어왔을 때도 곧바로 분해돼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이번 연구는 섭취보다 호흡기로 들어왔을 때 폐에 더 오래 머문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안전성 평가에서는 흡입 경로를 별도로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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