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상법 시행 D-1… 대기업, 이사회 규모 줄이고 감사 늘렸다

송수연 기자
수정 2026-09-09 00:57
입력 2026-09-08 22:18
332곳 분석… 기업들 선제 대응
정원 조정해 의결권 제한 최소화
독립이사 권한 실제 강화는 의문
LG 등 경영진·이사회 의장 분리10일 2차 상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주요 대기업이 이사회 규모를 축소하고 감사위원은 늘리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출’로 대주주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는 만큼 기업들이 이사회 구조를 재편하는 방식으로 선제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500대 기업 가운데 2025년과 2026년 비교가 가능한 상장사 332곳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등기임원은 232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6명(1.9%) 감소했다. 반면 독립이사는 1256명에서 1258명으로 2명(0.2%) 증가했다. 전체 등기임원에서 독립이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52.9%에서 54.0%로 1.1%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들이 이사회 규모를 줄인 것은 개정 상법 시행으로 늘어나는 독립이사 의무와 소수주주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로 풀이된다. 개정 상법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에 대해 독립이사를 3명 이상 두고, 이사 총수의 과반을 독립이사로 구성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사 수 자체를 줄이면 기업이 선임해야 하는 독립이사 수도 줄어든다. 여기에 1% 이상 주주의 청구가 있으면 집중투표제가 의무화돼 소수주주가 특정 이사 후보에게 표를 몰아 이사회에 진입할 가능성도 커진다. 이사 정원이 많을수록 소수주주가 이사회에 후보를 끼워 넣을 여지가 커지는 만큼, 기업들이 이사회 규모를 줄여 외부 주주의 영향력 확대를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등기임원을 줄였고 이에 독립이사 수도 함께 감소했다.
반면, 감사위원은 지난해 917명에서 올해 926명으로 9명(1.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감사위원 분리선출 대상이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확대된다. 분리선출되는 감사위원에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해 3%로 제한하는 이른바 ‘3%룰’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감사위원 수를 늘려 분리선출 대상 감사위원이 전체 감사위원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낮추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이사회 규모와 별개로 독립이사의 역할과 권한이 실제로 강화됐는지는 또 다른 과제다. 독립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은 기업은 지난해 83곳(26.7%)에서 올해 91곳(29.3%)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30%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구성에서 독립이사가 과반을 차지하더라도 실제 이사회를 이끄는 의장 자리는 사내이사 등이 맡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일부 기업에서는 독립이사의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경영진과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LG그룹은 ㈜LG를 비롯해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 주요 상장사 11곳 모두를 독립이사 의장 체제로 전환했다.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과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 이사회가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독하는 기능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송수연 기자
세줄 요약
- 상법 개정 앞두고 대기업 이사회 축소 움직임
- 감사위원 증원으로 분리선출 비중 낮추기 대응
- 독립이사 의장 확대에도 실질 권한은 의문
2026-09-09 B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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