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봄바디어와 걸프스트림

서동철 기자
수정 2026-09-09 01:37
입력 2026-09-08 21:46
미국의 걸프스트림과 캐나다의 봄바디어는 비즈니스 제트기의 양대 산맥이다. 두 회사는 누가 더 멀리까지 날 수 있느냐를 놓고 끊임없이 경쟁한다. 걸프스트림은 2014년 이후 1만 3890㎞ 항속 거리로 이 분야 최고로 군림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8년 봄바디어가 1만 4260㎞의 새로운 기록을 세운다. 하지만 걸프스트림은 이듬해 싱가포르에서 미국 애리조나로 1만 5517㎞를 날아 최장거리 비행 기록을 다시 쓰게 된다.
걸프스트림과 봄바디어가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것은 항속 거리 차이가 고객의 시간과 비용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에서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까지 직선거리는 1만 1090㎞이지만 실제 항로는 1만 3000㎞ 안팎에 이른다. 두 회사의 최신 기종이라면 제원상으로는 모두 비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기류와 바람의 영향에 따라서는 작은 항속거리 차이로 중간 급유를 해야 하는 상황을 부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세계 비즈니스 제트기 시장은 두 회사가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다소가 시동을 거는 양상이다. 지난해 걸프스트림은 158대, 봄바디어는 157대, 다소는 37대를 팔았다. 한국에서는 LG전자, SK텔레콤, 현대자동차가 걸프스트림의 G650ER을, 대한항공이 걸프스트림의 G800과 봄바디어의 글로벌 익스프레스 XRS 등을 갖고 있다. 모두 김포공항을 중심으로 운용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임대사업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봄바디어 항공기를 팔고 싶으면 미국에서 생산하라”고 일갈했다. 봄바디어는 제너럴일렉트릭의 제트 엔진과 콜린스의 항법 장치 등 2800개 미국 업체에서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 미국 직원이 3500명에 해마다 25억 달러 이상을 지출한다. 게다가 봄바디어의 방산사업부는 미국 캔자스에 있다. 한국도 공중조기경보 및 통제기 등 6대를 주문했다. 트럼프가 소셜미디어(SNS)로 목청을 높이기는 했지만 ‘미국 판매금지’는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2026-09-0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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