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두 후보 향한 엇갈린 시선
“김 ‘오빠 녹취’ 본질과 달라 억울용, 과한 욕심이 국민 정서 반해”
김 엄호… 李정부에 치명타 우려
“용 낙마하면 30대 지명 더 어려워”
연합뉴스
청문 정국 논란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게 집중되는 가운데 여권에선 두 후보자에 대해 다른 판단을 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신약 청탁 의혹 등에도 김 후보자를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반면 특혜·사당화 논란에 휩싸인 용 후보자를 두고는 본인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청와대는 두 후보자 모두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더불어민주당 4선 의원인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8일 YTN 라디오에서 신약 청탁 의혹을 받는 김 후보자에 대해 “억울한 점이 있어 보인다”며 “김 후보자도 민원 전달 과정에서의 잘못에 대해 ‘부적절했다’고 유감 표명했다”고 말했다. 반면 용 후보자에 대해선 “저도 잘 알고 아끼는 후배 중 한 명이었는데 과한 욕심, 무리수 이런 게 국민 정서나 형평성·공정성에 반한다는 쪽으로 여론이 더 크게 흐르고 있다”며 “(용 후보자) 본인의 그런 입장, 스탠스가 자초한 면이 없는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다른 여당 의원들의 인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다. 한동훈 의원이 ‘오빠’ 등 자극적인 표현이 담긴 녹취록을 연일 공개하며 김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키우고 있지만 사건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다는 게 대다수 여당 의원들의 생각이다. 여기에는 이미 검찰이 기소유예를 결정한 사안이기 때문에 충분히 대응하며 불법 수사자료 유출 의혹에 대해 역공을 펼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증 명분으로 입수 경로조차 밝히지 못하는 자료와 일부 잘라낸 녹취 동원해 사실관계 왜곡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상대방이 김 후보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단순한 민원 전달과 부정한 청탁은 구분돼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당 차원에서 김 후보자 전담 대응팀을 꾸린 데 이어 당 지도부까지 김 후보자 엄호에 나선 것은 김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인사검증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면서 후임 인선마저 쉽지 않을 것이란 계산도 김 후보자 총력 방어의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전담팀을 꾸리면서 당도 김 후보자와 운명 공동체가 됐다”(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평가도 나왔다.
반면 용 후보자 지명 이후 2030세대 지지율이 더 낮아지는 등 역효과가 나타나자 당내에선 용 후보자가 더 이상 부담을 주지 말고 스스로 판단해 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남국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의원직·장관직 겸직은) 욕심으로 비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국민 정서상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청문회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그 전에 후보자가 결단을 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은 본회의장 앞에서 ‘용 후보자가 후보직에서 물러날 것 같은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2030들이 왜 이렇게 얄팍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용 후보자가 정치를 계속하려면 의원직을 내려놓고 장관으로 성과를 낸 다음 총선을 준비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더 나을 수 있다”고 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의원들 각자 판단이니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고 (청문회) 기회는 줘야 한다”, “용 후보자가 낙마하면 향후 30대 정치인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는 더 어렵지 않겠나”라는 의견도 나온다. 용 후보자의 청문회 일정은 이날도 확정하지 못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인사위원장의 책임 아래 인사 시스템을 거쳐 지명된 후보이므로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것이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헌주·반영윤 기자
세줄 요약
- 청와대, 두 후보자 청문회 원칙 재확인
- 김승원 후보자, 의혹 속 당내 엄호 집중
- 용혜인 후보자, 자진 결단 요구 확산
2026-09-0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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