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안 피워도 안심 못한다”…국내 폐암 환자 65%는 국제 검진기준 ‘밖’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이병문 기자
수정 2026-09-08 10:39
입력 2026-09-08 10:39

분당서울대병원 김연욱 교수팀, 전국 폐암 환자 9만명 분석 결과
미국암학회 검진기준 충족 35.4%에 그쳐 한국형 폐암위험도 필요
비흡연·여성 폐암 급증하는데…현행 검진기준으론 턱없이 부족

이미지 확대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김연욱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김연욱 교수
국내 폐암 환자 3명 중 2명은 나이와 흡연량을 중심으로 한 국제 폐암검진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전국 단위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50~80세 여성 폐암 환자는 국제 검진기준에 해당하는 비율이 2.3%에 불과해 현행 기준 밖에서도 실제 폐암 위험이 높은 사람을 가려낼 추가적인 선별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김연욱 교수 연구팀은 국가암등록자료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자료 등에 기반한 ‘K-CURE 암 공공 라이브러리’를 활용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에서 폐암을 진단받은 환자 8만 9860명을 분석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저선량 흉부 CT(컴퓨터단층촬영)를 이용한 폐암검진은 폐암을 조기에 발견해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는 핵심 수단이다. 그러나 추가 검사와 방사선 노출, 과잉진단 가능성 등의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선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현재 검진 대상자를 선별하는 국제적인 기준은 흡연력 중심이다. 기반 근거가 되는 과거 연구들이 주로 흡연력에 기반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검진의 유용성이 충분히 확인된 집단도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서는 비흡연 폐암의 비중이 높아 흡연력 중심의 국제 기준이 실효성이 낮다는 의문이 제기돼 왔다. 이에 연구팀은 대표적인 국제 기준인 2023년 미국암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라 50~80세이면서 누적 흡연량이 20갑년(하루 한 갑씩 20년간 피운 수준) 이상인 환자를 검진 대상군으로 분류하고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국내 폐암 환자 가운데 35.4%(3만 1804명)만이 미국암학회 검진기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폐암 환자 3명 중 1명만 검진 대상이고 나머지는 사각지대에 노출되는 셈이다. 실제로 전체 폐암 환자에서 비흡연 비율은 44.1%에 달했다. 2019년부터 시작된 한국의 국가폐암검진 기준(54~74세, 30갑년 이상, 현재 흡연)은 기준이 더욱 높아, 실제 환자 중 11.3%만이 검진 대상이었다.

성별에 따른 차이는 더욱 컸다. 전체 여성 폐암 환자의 92.3%는 담배를 피운 적이 없었으며, 50~80세 여성 환자 가운데 미국암학회 검진 기준에 해당하는 비율은 2.3%에 불과했다. 여성에서 폐암 검진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다.

검진 기준 밖의 환자들은 상당수가 암이 다른 장기로 퍼진 뒤 진단돼 중증도 부담도 적지 않았다. 50~80세 비흡연 환자의 36.9%, 흡연량이 20갑년 미만인 환자의 41.1%가 원격전이 상태에서 폐암 진단을 받았다.

이번 연구는 고도 흡연자를 중심으로 마련된 국제 폐암검진 기준이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한계가 있음을 명확히 보여줬다. 다만 연구팀은 단순히 검진 범위를 일률적으로 넓히는 것이 해답이 될 수 없으며, 사각지대에 있는 폐암 고위험군을 효과적으로 찾아낼 수 있는 추가적인 선별 전략을 마련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김연욱 교수는 “최근 비흡연자와 젊은 연령대의 폐암이 급격하게 증가하며 흡연력 중심의 현행 국제 검진기준은 많은 폐암 환자들을 포함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단순 연령과 흡연력뿐만 아니라 성별, 기저질환 및 가족력, 직업·환경 노출 등을 종합한 ‘한국형 폐암 위험도 평가도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학전문기자
세줄 요약
  • 국내 폐암 환자 3명 중 2명, 국제 기준 밖
  • 여성·비흡연자 중심으로 검진 사각지대 확대
  • 한국형 위험도 평가도구 필요성 제기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내안의 AI 본성 분석 :
UNMASK ]
기사 읽는 습관에 숨겨진 당신의 MBTI는?
기사 반응 MBTI 확인
Q.
기사를 다 읽으셨나요? AI 퀴즈로 핵심 점검!
국내 폐암 환자 중 국제 폐암검진 기준에 해당하는 비율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