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달러 매도·엔화 강세에… 어느새 1300원 바라보는 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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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6-09-08 00:12
입력 2026-09-08 00:12

장중 1330원대… 23개월 만에 최저
美 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원화 강세
물가에 도움, 수출기업 실적엔 부담
외국인 매수로 코스피 ‘7000피’ 코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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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전만 해도 1600원에 육박했던 원달러 환율이 이제 1300원을 바라보고 있다. 수출로 들어오는 달러가 늘어난 데다 기업들이 쌓아뒀던 달러까지 내놓으면서 환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엔화 강세도 여기에 힘을 보태면서 시장에서는 1300원대 초반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를 1340.5원에 마쳤다. 장중에는 1330원대까지 내려가 2024년 10월 이후 1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불과 두 달 전인 지난 7월 1일에는 중동 불안과 강달러가 겹치며 장중 1559.2원까지 치솟았다. 두 달여 만에 220원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는데도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의 8월 일자리 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보통 미국의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커지면 달러가 강해지고 원달러 환율도 오르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움직였다.

국내에 달러가 많이 풀리고 있는 영향이 크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잘되면서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달러가 늘었다. 여기에 수출기업들이 그동안 쌓아뒀던 달러를 원화로 바꾸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관련 환전과 대기업의 주주환원 확대도 달러 공급을 늘리는 요인이다.

엔화 강세도 한몫했다. 일본은행(B OJ)이 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엔화 가치가 오르자 원화도 함께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날 국민연금이 환 헤지를 중단하고 매수에 나섰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환율 하락 폭이 축소됐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더 내려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환율 하락기 전례를 보면 1320원대까지는 내려갈 수도 있다”고 했다.

너무 빠른 원화 강세는 부담이다. 환율이 떨어지면 원유와 원자재를 싸게 들여올 수 있어 물가 안정에는 도움이 된다. 반면 수출기업은 같은 1달러를 벌어도 원화로 바꿨을 때 받는 돈이 줄어든다. 두 달여 만에 환율이 220원 넘게 떨어진 만큼 기업들이 미리 세운 환율 전망과 환헤지(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한 위험관리)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오재영 KB증권 수석연구원은 “경상수지 흑자가 늘어난 점을 감안하더라도 환율 하락 폭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원화 강세 속에 코스피는 이날 ‘7000피’ 코앞인 6995.39에 거래를 마쳤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 외국인은 주가 상승과 함께 환율에서도 이익을 볼 수 있어 국내 증시로 자금이 들어오는 데 유리하다. 반도체주 강세까지 겹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날 외국인은 2조 587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3거래일 연속 ‘사자’ 행진을 이어갔다.

박소연·서유미 기자
세줄 요약
  • 원달러 환율, 두 달 만에 1340원대로 급락
  • 수출 호조와 기업 달러 매도, 엔화 강세 영향
  • 1320원대 가능성 속 수출기업 부담 확대
2026-09-08 B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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