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까지 치렀는데 살아 돌아왔다…진흙 속에서 열흘 만에 구조

김유민 기자
수정 2026-09-07 07:53
입력 2026-09-07 07:53
진흙에 3층까지 파묻힌 건물서 발견
터널 갇힌 노동자 3명도 잇따라 구조
네팔을 휩쓴 대홍수로 실종돼 가족들이 장례까지 치른 60대 여성이 열흘 만에 살아 돌아왔다. 수력발전소 터널에 고립됐던 노동자들도 잇따라 구조되면서 추가 생존자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카트만두포스트 등에 따르면 네팔 비두르 베트라와티에서 실종됐던 찬디카 슈레스타(64)가 전날 진흙에 파묻힌 건물에서 극적으로 구조됐다.
슈레스타의 가족들은 생사가 열흘 동안 확인되지 않자 이미 사망한 것으로 판단해 구조 이틀 전 장례까지 치른 상태였다.
일부 주민은 건물이 묻힌 곳에서 울음소리와 접시 부딪치는 소리가 들린다고 주장했지만, 슈레스타의 오빠는 뉴욕타임스에 “유령의 소리가 들린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로 복구 작업에 투입된 작업팀이 진흙더미 위로 모퉁이만 드러난 건물 인근에서 희미한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해당 건물은 3층까지 진흙에 파묻혀 4층 지붕과 맨 위층 창문 일부만 밖으로 드러난 상태였다. 구조대원들은 창문을 부수고 건물 안으로 기어 들어간 뒤 진흙을 퍼내며 슈레스타를 구조했다.
들것에 실려 나온 슈레스타는 헬기를 타고 카트만두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대규모 인원이 실종된 수력발전소에서도 생존자가 연이어 발견됐다.
지난 5일 라수와 지역 어퍼트리슐리-1 수력발전소 터널 약 225m 지점에서는 중국인 노동자 루하이타오(49)가 구조됐다.
루하이타오는 며칠 동안 구조대의 불빛이 보일 때마다 목청껏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그는 “구조대원이 다가와 내게 불빛을 비췄을 때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루하이타오가 인근에 또 다른 생존자가 있었다고 진술하면서 구조당국은 추가 수색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루 전에는 어퍼트리슐리 3-A 터널에 갇혀 있던 네팔인 노동자 카비르 마하르잔(45)과 산제이 사흐(30)가 구조됐다.
구조대는 200m 길이의 터널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약 60m 구간의 바위와 잔해를 파냈다. 폭약이나 중장비를 사용할 수 없는 구간에서는 삽과 맨손으로 길을 만들었으며 산소 공급과 배수로 확보 작업도 병행했다.
사흐는 칠흑 같은 어둠과 진흙 속에서 기도문을 외우며 9일을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직후 그가 가장 먼저 물은 말은 “오늘이 무슨 요일이죠?”였다고 CNN은 전했다.
두 사람은 카트만두 육군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터널 전체가 무너지지 않았고 일부 구간에 사람이 머물 수 있는 공간과 산소가 확보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추가 생존자 구조에 대한 기대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터널이 좁은 데다 내부에 막대한 양의 토사와 잔해가 쌓여 있어 구조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현지 매체 집계에 따르면 이번 대홍수로 6일까지 최소 1384명이 숨지고 5515명이 실종됐다. 구조당국은 골든타임이 지났지만 생존자가 더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세줄 요약
- 대홍수 실종 60대 여성, 열흘 만에 구조
- 수력발전소 터널 생존자 잇따라 발견
- 추가 생존자 가능성에 수색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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