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으로 농락하고 학살… ‘원격 사냥’하듯 민간인 겨누는 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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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헌 기자
최재헌 기자
수정 2026-08-06 00:15
입력 2026-08-05 22:22

러 드론, 채소상인 향해 돌진·폭발
저비용·소형화로 무차별 공격 빈번
우크라 공습에 러 어린이 숨지기도
전쟁범죄 단죄할 국제적 규범 시급
“北 미사일 부대 러 서부 배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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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의 1인칭 자폭 드론(붉은색 동그라미)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시내 야외 시장의 한 노점상 앞을 선회하며 무방비 상태의 민간인 채소 상인을 향해 접근하고 있고(왼쪽), 신변의 위협을 느낀 상인이 간이 파라솔과 승합차 사이로 급히 몸을 숨기며 드론을 따돌리려는 순간(가운데) 드론이 승합차 앞부분으로 급강하해 폭발하면서 검은 연기와 화염이 치솟고 있다(오른쪽). 우크라이나 경찰청 제공
러시아군의 1인칭 자폭 드론(붉은색 동그라미)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시내 야외 시장의 한 노점상 앞을 선회하며 무방비 상태의 민간인 채소 상인을 향해 접근하고 있고(왼쪽), 신변의 위협을 느낀 상인이 간이 파라솔과 승합차 사이로 급히 몸을 숨기며 드론을 따돌리려는 순간(가운데) 드론이 승합차 앞부분으로 급강하해 폭발하면서 검은 연기와 화염이 치솟고 있다(오른쪽).
우크라이나 경찰청 제공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을 활용해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군사 시설 타격에 집중되던 드론 기술이 저비용·소형화를 거치며 무고한 시민을 겨냥한 ‘원격 학살’ 도구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4일(현지시간) BBC는 러시아군이 운용하는 1인칭 시점(FPV) 드론이 우크라이나 헤르손 시내 야외 시장에서 채소 상인을 끈질기게 추격하다 자폭하는 영상이 유포돼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영상에는 드론에 쫓기던 중년 남성이 차량 뒤에 몸을 숨기자 드론이 굉음을 내며 돌진하다 자폭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헤르손 주지사는 ‘유리’라는 이름의 상인이 드론 카메라를 향해 마늘통까지 들어 보이며 비무장 상태임을 알렸으나, 드론이 쫓아와 공격했다고 전했다. ‘인간 사냥’과도 같은 드론의 공격에 이 상인은 파편상과 뇌진탕 등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이처럼 민간인을 사냥감처럼 추격·살해하고 이를 유희로 소비하는 형태의 전술을 ‘인간 사파리’라고 명명했다. 다만 해당 영상이 어떤 경로로 촬영·입수됐고, 누가 공개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영상이 러시아의 민간인 공격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엑스를 통해 자국민들이 러시아의 드론 공격에 노출돼 있다며 “러시아 군인들이 사람을 죽이고 고통을 주는 것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세계가 봐야 한다”고 호소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러시아 중앙은행의 동결 자산 이자 14억 유로(약 2조 3000억원)를 우크라이나 지원에 쓰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는 자신들이 저지른 만행에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민간인을 향한 드론 공습은 양국 접경지 모두에서 관측되는 추세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3일 우크라이나군이 흑해 연안 휴양지인 겔렌지크 해변을 드론으로 공습해 어린이 4명을 포함해 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드론이 ‘인간 사냥’에 활용되는 모습은 전쟁에 대한 공포를 극대화하는 고도의 심리전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기술의 급격한 발달로 저비용 드론이 살상 무기화됐음에도 현행 국제인도법 체계가 이를 규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에릭 모스 유엔 인권위원회 국제조사위원장은 “디지털 기술의 진화가 기존 국제 규범을 추월해 버린 만큼, 새로운 형태의 전쟁범죄를 단죄할 국제사회의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5일 오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에서 러시아의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민간인 최소 17명이 숨지고 40명 이상이 다쳤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보총국은 이날 북한 미사일 부대가 러시아 서부 보로네시주에 배치되기 시작했으며, 이 부대에 북한 탄도미사일 120발과 발사대 6기가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최재헌 기자
세줄 요약
  • 러 FPV 드론, 헤르손 시장 상인 추격·자폭
  • 민간인 겨냥한 ‘인간 사파리’ 전술 논란
  • 유엔·EU, 전쟁범죄 규제와 지원 강화 촉구
2026-08-0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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