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하는 사람들’ 보러 옷 벗고 오세요” 5만원 입장료도 면제… 바젤서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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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수정 2026-05-04 19:11
입력 2026-05-04 15:58
세줄 요약
  • 바젤 미술관, 세잔 전시 수영복 이벤트 진행
  • 수영복 관람객 입장료 면제, 하루 한정 운영
  • 예술과 관객 거리 허물기 위한 기획 의도
바이엘러재단 미술관, 단 하루 특별 전시
수영복 입고 온 관람객에 관람료 안 받아
“예술·관객 거리 허물고 자유로움 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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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현지시간) 스위스 바젤 외곽 바이엘러 재단 미술관에서 열린 폴 세잔 전시회에서 수영복을 입은 관람객들이 ‘목욕하는 사람들’을 감상하고 있다. 2026.5.1 AP 연합뉴스
지난 1일(현지시간) 스위스 바젤 외곽 바이엘러 재단 미술관에서 열린 폴 세잔 전시회에서 수영복을 입은 관람객들이 ‘목욕하는 사람들’을 감상하고 있다. 2026.5.1 AP 연합뉴스


“폴 세잔의 그림을 보면 그가 자연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인간과 자연의 유기적인 경험을 드러내고 싶어 했음을 느낄 수 있어요. 이렇게 수영복만 입고 있는 건 거의 알몸에 가까우니 그런 느낌과도 근접하죠.”

스위스 바젤에서 일하는 포르투갈 출신 건축가 아나 로페스(34)는 지난 1일(현지시간) 바젤 외곽에 있는 바이엘러 재단 미술관에서 열린 사뭇 특별한 전시를 관람하면서 AFP통신에 이렇게 말했다.

미술관 측은 프랑스의 후기 인상주의 화가 폴 세잔 전시회를 진행하던 중 이날 단 하루 수영복을 입고 오는 관람객에겐 25스위스프랑(약 4만 7000원)의 입장료를 면제해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주인공이 된 작품은 세잔의 유명 연작 ‘목욕하는 사람들’ 중 1890년에 그려진 그림 한 점이었다. 파란 하늘과 초록빛 자연을 배경으로 나체의 사람들이 한데 모여 있는 장면을 묘사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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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세잔의 1890년작 ‘목욕하는 사람들’.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 홈페이지 캡처
폴 세잔의 1890년작 ‘목욕하는 사람들’.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 홈페이지 캡처


세잔의 ‘목욕하는 사람들’은 단순한 누드화를 넘어 그의 예술 철학을 집대성한 연작으로 평가받는다. 소년 시절 강가의 추억에서 작품을 출발시킨 세잔은 초기엔 인상주의 화풍으로 그렸으나, 후기엔 인체를 기하학적 구조로 분해하는 방식으로 점차 발전시켰다. 약 200점에 달하는 연작은 앙리 마티스, 파블로 피카소 등에게 영감을 줬으며 이 작품을 통해 세잔은 ‘현대 미술의 아버지’로 불리게 됐다.

이전에 전시회를 관람했음에도 이날 이벤트에 참여하러 한 번 더 미술관을 찾은 스위스 출신 그래픽 디자이너 줄리엥 론데(34)는 수영복 콘셉트 관람에 대해 “황당하지만 대담한 생각이다. 마음에 든다”며 “수영복을 입은 관람객들도 박물관 안 일종의 예술 작품이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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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현지시간) 스위스 바젤 외곽 바이엘러 재단 미술관에서 열린 폴 세잔 전시회에서 수영복을 입은 관람객들이 ‘목욕하는 사람들’을 감상하고 있다. 2026.5.1 AP 연합뉴스
지난 1일(현지시간) 스위스 바젤 외곽 바이엘러 재단 미술관에서 열린 폴 세잔 전시회에서 수영복을 입은 관람객들이 ‘목욕하는 사람들’을 감상하고 있다. 2026.5.1 AP 연합뉴스


이날 다수의 방문객은 여전히 보통의 복장으로 작품을 관람했지만, 일부 ‘용기 있는’ 관람객들은 특별한 하루를 만끽했다. 이들은 미술관 정원에서 일광욕을 즐기기도 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탈리아 출신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기획했다.

미술관 측은 “자연 속 인체를 탐구한 세잔의 관점을 유쾌하게 현대로 가져온다”며 “독특한 설치 환경은 예술과 관객 사이에 대화를 열고 인식을 바꾸는 방법으로 거리감을 허물고, 유머와 자유로움을 더한다”고 전시 의의를 설명했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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