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기름값 담합 의혹’ 4대 정유사 압수수색…이 대통령 주유소 비판한 지 6일만

서진솔 기자
수정 2026-03-23 16:23
입력 2026-03-23 16:23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국내 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검찰이 23일 국내 4대 정유사의 담합 정황을 포착하고 강제수사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유가 급등과 관련해 일부 주유소를 비판한 지 6일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나희석)는 이날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4개 업체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정유사를 회원사로 둔 사단법인 대한석유협회도 강제수사 대상에 포함했다. 검찰은 주요 정유사들이 사전 협의를 거쳐 국내 유통되는 유류 및 석유제품의 가격을 임의로 조정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쟁 발발 이후인 이달뿐 아니라 과거 유가가 요동쳤던 시기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되자 원유 교역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고, 국제 유가는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정부의 유가 담합 엄정 대응 선포에 이은 조처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어려운 시장 환경을 악용해 부당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을 엄단해야 한다”며 “정유사와 주유소의 담합, 매점매석, 사재기 등 불법 행위를 철저하게 단속하고 엄정하게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유가 담합을 ‘반사회적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대검찰청에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단기 대응 수단으로 지난 13일부터 정유사 공급 가격에 상한을 설정하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유가 추가 상승 압력이 커진 상황이었다. 여기에 정유사들의 담합 정황까지 불거지자 검찰이 수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검찰은 민생경제 교란 행위에 수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10일 ‘쿠폰 갑질’ 의혹으로 숙박 예약 플랫폼 업체인 야놀자와 여기어때 본사를 압수수색했고 지난달엔 밀가루, 설탕, 전기 등의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관련 업체들을 대거 재판에 넘겼다.
서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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