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말라 유행하더니…충격적인 韓상황 “정상체중? 그래도 약 먹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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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수정 2026-03-17 12:47
입력 2026-03-17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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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강박 자료사진. 123RF
다이어트 강박 자료사진. 123RF


비만 치료 목적으로 사용돼야 할 경구용 식욕억제제가 단순히 체중 감량 수단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예인의 극단적 다이어트 방법이 공유되고 ‘뼈말라’(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몸)가 유행 중인 한국에서 이러한 현상은 필연적인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의약품 남용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경구용 식욕억제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는 만 19~64세 성인 257명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은 “비만 진단을 받지 않았지만 체중을 줄이기 위해”(59.5%) 약을 먹었다고 답했다.

의사에게 비만 치료 목적으로 처방받았다는 응답은 34.6%에 그쳤다. 이어 ‘주위의 권유로’ 8.9%, ‘고혈압·당뇨병 등을 의사에게 진단받고 치료하기 위해’ 8.6%, ‘호기심으로’ 3.9% 순이었다.

대한비만학회의 비만 진료지침에 따르면 경구용 식욕억제제는 체질량지수(BMI) 27 또는 30 이상인 비만한 사람에게 단기간 사용돼야 한다. 그러나 복용 기간은 3개월 이하 복용이 45.9%, 3개월 초과∼1년 이하가 37.0%, 1년 초과가 17.1%였다.

잘못된 다이어트약 복용은 부작용으로도 이어졌다. 응답자의 73.5%는 다이어트약 복용으로 부작용이 생긴 적이 있다고 답했다.

증상으로는 입마름이 72.0%로 가장 많았고, 두근거림(68.8%), 불면증(66.7%), 우울증(25.4%), 성격 변화(23.8%), 불안(22.8%) 등이 나타났다. 자살충동을 경험했다고 답한 응답자도 3명(1.6%) 있었다.

부작용을 겪고도 일정 기간 중단 후 다시 복용한 비율은 54.0%였다. 22.8%는 부작용을 겪고도 복용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복용했다.

깡마른 연예인 찬양…‘뼈말라’ 유행 계속극단적인 마름이 아름다움의 기준이 되면서 10대 사이에서는 극단적인 체중 감량을 부추기는 ‘프로아나’(Pro-Ana, 찬성을 뜻하는 ‘Pro’와 거식증(Anorexia)에서 딴 ‘Ana’를 합성)가 유행한 지 오래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뼈말라’로, ‘키에서 몸무게를 뺀 수치’가 125 이상이 되는 것이다. ‘뼈말라’는 10대들 사이에서 비하가 아니라 선망과 부러움의 대상이다.

엑스,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마른 몸매를 찬양하는 게시물도 다이어트 강박을 부추기는 주범으로 꼽힌다.

깡마른 몸매로 유명한 아이돌 멤버를 동경하는 글, 연예인 다이어트 따라하기 등의 게시물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24년에는 SNS에서 ‘레깅스 레그(legging legs) 챌린지’가 유행하기도 했다. 몸에 꼭 붙는 레깅스를 입고 허벅지 사이에 틈이 생긴 모습을 자랑하는 행위다. 이어폰 줄로 허리를 묶는 ‘이어폰 챌린지’, ‘쇄골 위에 동전 올리기’, ‘A4용지로 허리 가리기’ 등도 있었다.

건강을 고려하지 않은 마른 몸매 찬양은 국내 섭식장애 환자의 증가로 이어졌다.

2018년 8517명이던 국내 섭식장애 환자는 2022년 1만 2714명으로 불과 4년 만에 50%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10대 이하 여성 거식증 환자가 2018년 275명에서 2022년 1874명으로 7배 가까이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보고서는 “다이어트를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 다양한 대중매체의 발전, 시장 중심적인 보건의료 체계에서 의료 서비스 공급과 무한경쟁적 환경, 외모를 강조하고 상품화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이에 부합하려는 개인의 노력 등이 어우러져 의약품 오남용 인식과 실태로 연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약품 남용 예방·관리를 강화하고 의사와 약사, 간호사 등 의료진이 의약품 남용에 대해 중재하는 기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다이어트약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해 처방 시 정신과적 부작용 가능성을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증상을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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