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휴가 쓴다고? 그럼 여자 안 뽑는다” 우려한 ‘이 나라’

김민지 기자
수정 2026-03-17 10:12
입력 2026-03-17 10:12
인도 대법원이 여성의 생리휴가 사용을 법적으로 의무화해달라는 청원을 기각했다. 생리휴가가 의무화될 경우 오히려 기업들이 여성 채용을 기피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16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인도 대법원은 최근 열린 청원 심리에서 전국적인 생리휴가 정책 도입을 요구하는 청원에 대해 이같이 결정했다.
앞서 청원인인 샤일렌드라 트리파티 변호사는 인도 연방정부가 전국의 노동 여성들이 생리의 어려움을 덜도록 월 2∼3일 휴가를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의 청원을 냈다.
이에 수리아 칸트 대법원장은 ”생리휴가를 법적으로 강제할 경우 민간 부문 고용주들이 여성 채용을 주저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아무도 여성을 뽑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휴가를 의무적으로 규정한다면 젊은 여성들이 남성 동료들과 동등하지 않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이는 여성의 장기적인 성장에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정부가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해 별도의 정책 방향을 수립하는 것은 가능하다“며 제도 마련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생리휴가 문제는 인도에서 오랫동안 찬반 논란을 부른 주제다.
생리휴가 도입을 반대하는 이들은 여성에게 휴가를 추가로 주는 것은 남성 차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찬성하는 이들은 한국, 일본, 스페인, 인도네시아 등 많은 나라가 이미 생리휴가를 도입했고, 이 휴가가 여성들에게 유익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는 입장이다.
의견은 분분하지만 인도의 일부 주정부와 대기업은 생리휴가를 점차 도입하고 있다.
북동부 비하르주와 동부 오디샤주는 주정부 공무원에게만 매월 2일 생리휴가를 주고 남부 케랄라주는 대학과 산업연구소 직원들에게만 생리휴가를 허용하고 있다.
올해 산업 및 서비스 대기업 RPG그룹은 산하 계열사인 타이어 제조업체 CEAT가 매월 2일 생리휴가를 부여하는 정책을 도입했다고 발표했다.
공중보건 전문가이자 변호사인 수크리티 차우한은 대법원의 이번 결정을 두고 “생리에 대한 인도 사회 금기를 또다시 반영했다”며 “생리휴가는 여성의 건강과 복지를 증진할 뿐만 아니라 직장 내 생산성과 효율성을 증진시킬 것”이라고 BBC에 말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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