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거부해 이혼 소송” 이 나라에선 불가능해진다…彿, 민법 개정

김소라 기자
수정 2026-01-30 23:00
입력 2026-01-30 23:00
프랑스 하원, “부부간 성관계 의무 아냐”
민법 개정안 만장일치 통과
“성관계 거부, 이혼 귀책 사유 안 돼” 명시
부부간 성관계를 의무로 받아들여 왔던 사회적 통념에 프랑스가 반기를 들었다. 배우자가 성관계를 거부한다는 점이 이혼의 귀책 사유로 받아들여지는 일도 사라진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프랑스 하원인 국민의회는 지난 28일(현지시간) 부부간 성관계가 의무가 아님을 명시한 민법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프랑스 민법 제215조는 부부를 ‘생활 공동체’로 명시하고 부부간 의무로 ‘존경과 충실, 지원’ 등을 제시했다.
해당 조항은 부부의 의무로 ‘성관계’를 명시하지는 않지만, 그간 프랑스의 이혼 소송에서는 부부간 의무에 성관계도 포함돼 있다며 성관계를 거부한 배우자에게 귀책 사유가 있다는 판단이 내려지기도 했다.
실제 2019년에는 한 남성이 아내가 수년 동안 성관계 요구를 거절해왔다며 아내의 ‘과실’을 이유로 이혼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그러나 여성은 유럽인권재판소(ECHR)에 소송을 제기했고, ECHR은 지난해 “여성의 성적 자율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에서는 성관계 거부를 이혼의 귀책 사유로 판단하는 판결이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됐으며, 이번에 통과된 민법 개정안 또한 “성관계의 부재나 거부가 이혼 귀책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조항을 담았다.
“부부 간 성관계 동의 있어야” 명시해당 법안은 녹색당과 공산당을 비롯해 중도·우파 정당 의원들까지 포함한 136명이 지난달 초 하원에 발의돼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마리-샤를로트 가랭 녹색당 의원은 “결혼은 성관계가 평생 지속돼야 하는 거품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법안은 부부 간 의무에서 성관계를 명시적으로 제외함으로써 부부간 성폭력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전망이다.
프랑스는 지난해 형법상 ‘강간’의 정의에 ‘비동의’ 개념을 도입했는데, 민법 개정안은 부부간 성관계에 대해서도 ‘동의’가 필요함을 명시했다.
이는 지난 2024년 전 세계적인 이목을 끈 지젤 펠리코(72) 사건을 계기로 급물살을 탔다.
펠리코는 2011년 7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당시 남편 도미니크 펠리코(72)가 자신의 술잔에 몰래 진정제를 넣어 의식을 잃게 한 뒤 인터넷으로 모집한 익명의 남성들에게 성폭행당했다.
수사 당국은 이 기간 총 92건의 성폭행이 이뤄졌으며, 소방관·언론인·배달원·교도관 등 총 72명의 남성이 범행에 가담했다고 파악했다. 이들은 법정에서 “(지젤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동의했다고 믿었다”고 주장해 ‘비동의 강간죄’ 논의에 불을 지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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