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美의 관세 요구안, 을사늑약 저리 가라 할 정도였다”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수정 2025-11-17 23:58
입력 2025-11-17 23:58

“美에 보낸 ‘5페이지 정부 입장문’
200억 달러 안전장치 돌파구 돼”

이미지 확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연합뉴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연합뉴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7일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요구가 ‘을사늑약 저리 가라 할 정도였다’는 대통령실 내부 평가가 있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김 실장은 이날 SBS에 출연, 지난 8월 초 한미 관세 협상 후속 협의 과정에서 미국이 보낸 최초 협상안에 대해 “산업비서관이 ‘미국에서 보낸 문서가 왔다. 을사늑약은 저리 가라 할 정도’라고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죽했으면 그런 표현을 했겠느냐”며 “협상이 그래도 무난하게 타결된 상대국에 대해 뭐라고 말을 할 수는 없지만 그 정도의 표현이 무리가 없을 정도로 정말 황당무계한 내용 일색이었다”고 밝혔다. 그만큼 미국의 요구가 불평등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미 투자 연간 상한액을 200억 달러로 설정한 ‘안전장치’를 두게 된 데는 정부가 미국에 보낸 ‘입장문’이 역할을 했다고 김 실장은 전했다.

김 실장은 “(현금 재원을) 어떻게 조달해야 되는지에 대해 심층적인 분석을 추가로 해 우리의 강화된 입장을 5페이지로 보냈다”며 “외환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측도 난감했을 것이고 그 이후에 한참 동안은 양국 간 대화도 없었다”며 “(결국에는) 우리의 강화된 입장문이 협상의 돌파구가 됐다”고 했다.

대미 투자에서 미국과의 수익 배분이 불공평하다는 주장에 대해선 “미국이 무역 적자를 보충하기 위한 환경에서 이뤄진 협상이었다”며 “미국은 큰 틀에서 보면 글로벌 무역·안보 환경에서 한국을 수혜국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수익성 있는 사업부터 시작해 (수익 배분 구조) 걱정이 안 들 사업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2025-11-18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닫기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