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가족 ‘상업·한일 동우회’ 26년 만에 통합… 우리銀 계파문화 청산 본격화

최재성 기자
수정 2025-01-06 00:46
입력 2025-01-06 00:46
‘사퇴설’ 임종룡에 다시 힘 실리나
‘부당대출’ 의혹 늑장 보고 위기 뒤역대 은행장 직접 설득… 통합 추진
우리금융그룹 제공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우리은행의 고질병인 계파문화 청산에 앞장선다. 지난해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부당대출 의혹을 우리금융·은행 현 경영진이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당국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문제로 사퇴설까지 불거졌던 임 회장의 업무 추진에 힘이 실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퇴직 직원 동우회를 26년 만에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임 회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원 상업은행 동우회장과 유중근 한일은행 동우회장이 모여 이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지난 3일 체결했다. 임기 초부터 ‘기업문화혁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온 임 회장이 직접 역대 은행장들을 설득해 동우회 통합 추진의 속도를 높인 성과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1999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합병 이후 두 은행 출신이 반목하는 ‘한 지붕 두 가족’ 형태의 구조가 문제로 지목돼 왔다. 1970년대에 각각 설립된 상업·한일 동우회는 지금까지도 따로 운영되고 있으며 은행장 등 사내 요직도 두 회사 출신이 번갈아 맡아야 잡음이 없는 식이다. 임 회장이 취임한 2023년 3월 이후에도 두 은행 간의 계파 갈등 극복이 늘 숙제로 지목돼 온 만큼 이번 조치는 의미 있는 한 걸음이란 평가가 나온다. 우리금융은 이와 별도로 계파문화 청산을 위한 전사적 인식 개선을 위해 윤리 규범을 손질하고 모든 인사 자료에서 출신 은행 구분을 완전히 삭제하기로 했다.
한편 임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신뢰받는 금융으로 향하는 행보를 강조했다. 임 회장은 손 전 회장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 “뼈아픈 사고로 고객에게 심려를 끼쳤고 임직원들도 자긍심에 상처를 입었다”며 “고객과 주주, 임직원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임 회장은 “지난해는 기존의 관행과 병폐, 음지의 문화를 벗어던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며 “내실 있는 체질 개선을 통해 한층 더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재성 기자
2025-01-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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