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영웅 군마 ‘레클리스’, 고향 제주에도 동상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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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수정 2024-10-10 00:30
입력 2024-10-10 00:30

실물 크기로 제작… 26일 제막식
미군 최초 말 부사관… 5개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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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서 태어나 한국전쟁 때 미 해병대에 입대해 영웅이 된 군마 ‘레클리스’ 동상 제작 모습.  정전 뒤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 미 해병대 베이스캠프인 펜들턴 해병기지에서 지내게 된 레클리스. 한국마사회 제주지역본부 제공
 제주에서 태어나 한국전쟁 때 미 해병대에 입대해 영웅이 된 군마 ‘레클리스’ 동상 제작 모습.  정전 뒤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 미 해병대 베이스캠프인 펜들턴 해병기지에서 지내게 된 레클리스.
한국마사회 제주지역본부 제공


한국전쟁 영웅 군마 ‘레클리스’의 동상이 완성돼 고향 제주에서 위용을 드러낸다.

제주도와 한국마사회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제주마축제가 열리는 오는 26일 렛츠런파크 제주(제주경마공원)에서 ‘전쟁영웅 레클리스 전신 동상 제막식’이 개최된다.

한국마사회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9일 “다리에서 목(어깨)까지 1m 40㎝의 실물 크기로 지난 6개월 동안 제작된 레클리스 동상이 제막식 때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1949년 7월 제주에서 태어난 암말 ‘레클리스’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미 해병대의 일원으로 입대했다. 차량이 다닐 수 없는 험한 길을 오가며 포탄과 물자 수송, 부상병사 이송 등의 임무를 도맡았다. 한두 번 갔던 길은 혼자 찾아서 가고, 부상당한 병사들을 데리고 전장에서 복귀할 정도로 영리했다고 전해진다. 1953년 3월 경기 연천 지역에서 벌어진 ‘네바다 전투’에서는 닷새 동안 쉼 없이 물자를 옮기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무모할 정도로 용감하다’는 뜻의 ‘레클리스’라는 이름도 이때 붙여졌다.

정전 뒤 미국으로 건너간 레클리스는 무공훈장 등 5개의 훈장을 받았고 1959년에는 하사 계급장을 받아 미군 최초의 말 부사관이 됐다. 1960년 명예전역한 뒤 1968년 생을 다했다. 미국 해병대유산재단(MCHF)은 지난 2013년 7월 미국 버지니아주 국립해병대박물관 옆 야외 공원에 레클리스 동상을 세워 기리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미 해병대 베이스캠프인 펜들턴해병기지 등 총 6군데에도 동상이 세워졌다. 우리나라엔 2016년 경기 연천군에 ‘레클리스 공원’이 조성됐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최근 정책 공유회의에서 레클리스 제막식과 관련해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제주에서 새롭게 인식하고 천연기념물 제주마의 우수성과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강동삼 기자
2024-10-1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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