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억원에 풀려나는 ‘코인사기’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

김현이 기자
수정 2022-12-23 11:18
입력 2022-12-23 11:18
재판 전 보석금으론 역대 최대…블룸버그 “그만큼 돈 없을수도”
블룸버그통신 등의 매체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의 게이브리얼 고렌스틴 치안판사는 22일(현지시간) 뱅크먼-프리드를 보석금 2억5000만달러(약 3206억원)에 석방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회색 정장에 법정에 출두한 뱅크먼-프리드는 발목에는 족쇄를 찬 채로 변호사들 사이에 앉아 ‘앞으로 법정에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이 발부될 것’이라는 판사의 경고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 금액은 재판 전 보석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사건을 담당한 니컬러스 루스 연방검사는 천문학적인 보석금 규모가 뱅크먼-프리드의 범죄의 심각성을 나타낸다고 짚었다.
로이터 연합뉴스
아울러 그는 보석의 조건으로 정부나 법원 승인 없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1000달러(약 128만원) 이상의 금융 거래를 할 수 없다.
다만 뱅크먼-프리드가 실제 보석금에 상당하는 자금을 갖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2억5000만달러의 보석금은 팔로앨토에 있는 뱅크먼-프리드 부모 집의 지분을 담보로 하고 있는데, 이 집이 그만큼의 가치는 없다는 것이다.
다만 보석 후 도주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일부러 과도한 금액의 보석금을 설정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AP에 따르면 이 보석금은 담보가 보석금을 충족할 필요가 없음을 의미하는 ‘개인 인정 채권’으로 설정됐다.
로이터 연합뉴스
그는 FTX 고객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려 계열 헤지펀드인 알라메다 리서치의 손실을 메우는 등 투자자와 고객을 사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뱅크먼-프리드를 FTX 가상화폐 사기의 핵심 인물로 규정하고 사기,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 8개 혐의로 기소했다.
그동안 그는 FTX의 리스크 관리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형사 책임은 부인해왔으나, 핵심 측근 2명이 유죄를 인정하고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김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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