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학살은 러시아 전형적 수법”…체첸전쟁 전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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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수정 2022-04-04 13:29
입력 2022-04-04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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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우크라이나 키이우 북부 외곽 도시 부차를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하자 지역 주민들이 기뻐하고 있다. 부차 AP 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우크라이나 키이우 북부 외곽 도시 부차를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하자 지역 주민들이 기뻐하고 있다. 부차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도시 부차에서 러시아군의 민간인 집단 살해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러시아가 전쟁 시 궁지를 타개하기 위한 전형적인 수법으로 민간인 학살을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일(현지시간) “민간인 학살은 러시아가 전쟁 계획이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등장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는 1999년 제2차 체첸전쟁 당시 초기부터 체첸 수도 그로즈니를 장악하려 했다. 하지만 이것이 실패로 돌아가자 무자비한 공격을 퍼붓는 전략을 사용했다.

이로 인해 그로즈니는 도시 전체가 폐허로 변했고 주민 수천명이 희생됐다. 2003년 유엔은 그로즈니를 ‘지구상 제일 파괴된 도시’로 지정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개입한 시리아 내전에서도 비슷한 전례가 확인됐다.

러시아는 2016년 반군 거점이던 알레포의 주거지역을 공격하는 데 화학무기까지 동원하면서 포위를 이어갔고 그 결과 반군 소탕 작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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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외곽 도시에 널브러진 러시아군 탱크
키이우 외곽 도시에 널브러진 러시아군 탱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북부 외곽 도시인 부차에서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파괴된 채 널브러진 러시아군 탱크와 장갑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키이우 북부 외곽 도시들을 침공했던 러시아군을 국경까지 밀어냈다. 2022.4.3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에서도 비슷한 수법이 확인된다. 러시아군은 체르니히우, 마리우폴, 하르키우 등지에서 주거지역뿐 아니라 병원, 학교, 대피소 등 핵심 인프라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민간 목표물까지 공격한 러시아군은 통신을 비롯한 전기, 가스, 식수 등 생활 기반이 되는 것을 전부 차단시켰고, 안에 남겨진 우크라이나 주민들은 고립되기도 했다.

가디언은 “러시아가 무자비한 공격으로 도시를 초토화하면 공포 때문에 저항 의지가 무너지리라는 판단이 깔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이 부차에 있던 민간인들을 향해 보이는 대로 무차별 사격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부차 주민인 안토니나 포마잔코는 러시아군이 부차에 처음 진격한 날인 2월 27일 오전 그의 딸 테티아나 포마잔코(56)가 러시아군에 의해 살해됐다고 주장했다.

살해된 테티아나의 동창인 스비틀라나 무니크는 “러시아군은 보이는 사람을 모조리 쐈다”며 “테티아나의 어머니가 집에 있는데도 가스관을 향해 총을 쐈다”고 말했다.

이날 AP통신은 부차의 한 도로에서 손이 뒤로 묶인 채 숨진 남성의 시신과 민간인 다수가 포함된 여러 시신을 집단 매장하는 사진을 보도했다. AP 통신 기자들은 키이우 북서쪽의 작은 도시 부차에서 근접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민간인 복장의 시신 최소 9구가 발견됐으며 그중 두 명의 시신은 손의 뒤로 묶여 있었다고 전했다.

부차에서는 민간인 시신 410구가 수습됐고, 집단 매장지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부차에서의 러시아군 범죄를 입증하려고 공개한 모든 사진과 영상은 또 다른 도발”이라면서 “공개된 영상은 서방 언론을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연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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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퇴각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 외곽 도시 부차의 거리에 러시아군의 탱크와 장갑차가 파괴된 채 방치돼 있다. 양국 간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던 부차에서는 러시아군이 물러난 뒤 민간인 수백명이 도시 곳곳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아나톨리 페도루크 부차 시장과 우크라이나 국방부,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시신들 중 일부는 두 손이 몸 뒤로 결박되고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 14세 소년과 지역 시민운동가, 민간인임을 알리는 흰색 천을 몸에 두른 주민들까지 잔혹한 전쟁 범죄의 희생양이 됐다. 부차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퇴각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 외곽 도시 부차의 거리에 러시아군의 탱크와 장갑차가 파괴된 채 방치돼 있다. 양국 간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던 부차에서는 러시아군이 물러난 뒤 민간인 수백명이 도시 곳곳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아나톨리 페도루크 부차 시장과 우크라이나 국방부,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시신들 중 일부는 두 손이 몸 뒤로 결박되고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 14세 소년과 지역 시민운동가, 민간인임을 알리는 흰색 천을 몸에 두른 주민들까지 잔혹한 전쟁 범죄의 희생양이 됐다.
부차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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