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사민당과의 대연정 유지”…‘분란 기폭제’ 獨정보기관 수장 경질

하종훈 기자
수정 2018-11-07 02:43
입력 2018-11-06 23:10
베를린 EPA 연합뉴스
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연방 내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헌법 수호청(BfV)의 한스 게오르그 마센 청장을 경질한다”면서 “마센 청장이 당초 내무무 특임고문으로 자리를 이동하기로 한 계획도 취소됐다”고 말했다고 DPA통신 등이 전했다.
마센 청장은 지난 9월 켐니츠에서 발생한 극우세력의 폭력 시위에 대해 “시위대가 외국인을 공격한다는 어떤 증거도 없고, 시위대의 폭행 동영상도 누군가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 도마에 올랐다. 여기에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 지도부와 접촉해 내부 정보를 흘렸다는 의혹도 불거지면서 대연정내 중도 좌파인 사민당이 그의 경질을 강력 요구했다.
●극우 두둔 마센 청장 ‘음모론’ 등 논란 키워
이 과정에서 마센 청장이 사전에 작성해 둔 퇴임사에 “사민당 내 극좌 세력의 정치적 음모로 자신이 희생양이 됐다”고 서술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또 논란을 몰고 왔다. 이 때문에 제호퍼 장관도 더이상 마센 청장을 두둔하지 못하고 경질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민당 대표인 메르켈 총리가 차기 총리 불출마를 선언한 뒤 사민당 내부에서 대연정을 탈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등 마센 청장을 둘러싼 연정세력 간 갈등이 심각하다는 걸 방증한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사민당과의 대연정은 유지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8-11-0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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