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치산 토벌작전 영웅, 66년 만의 귀환
박홍환 기자
수정 2017-09-19 23:56
입력 2017-09-19 22:30
등산객 목격담 단서로 발굴… 한진홍 일병 유해, 가족에 전달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19일 경남 합천군 초계면 내동 마을회관에서 이 마을에 사는 한 일병의 아들 한윤식(68)씨에게 아버지의 유해 등을 전달하는 ‘호국영웅 귀환행사’를 실시했다. 유해와 함께 가족에게 전달된 물품들은 전사자 신원확인 통지서와 국방부장관 위로패, 유해 수습 시 관을 덮었던 태극기, 발굴 유품 등이다.
한 일병은 결혼 후 아들을 낳고 살다가 1951년 1월 육군 직할부대인 결사유격대에 입대했다. 한 달여 만에 북한군 후방지역 침투 작전에 참가한 한 일병은 대원들과 함께 강원도 어은산을 향해 침투하던 중 2월 15일 인제군 설악산 저항령 일대에서 빨치산을 공격하다 적의 총탄에 전사했다.
유해는 지난해 11월 8일 인제군 북면 용대리 저항령에서 수습됐다. 한 등산객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저항령 등반 중 유해 목격담이 단서가 됐다. 이 글이 유해발굴단 소속 서일권(38) 탐사관의 눈에 띄었고 곧바로 현장탐사와 발굴이 이어졌다. 한 일병의 신원은 아들 한씨가 이미 2014년 11월 유전자 시료를 채취해 둬 가능했다.
한 일병은 지난 2000년 국군 유해발굴이 시작된 이후 122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로 기록됐다. 한씨는 “너무나 감격스럽고 국방부 관계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 일병의 유해는 유가족들과 협의를 거쳐 국립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아직 발굴되지 않은 국군 전사자는 12만 3000여명에 이른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2017-09-2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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