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혼탁해진 조합장 동시선거 감시 제대로 해야
수정 2015-03-03 02:26
입력 2015-03-02 23:52
사상 최초로 중앙선관위의 관리하에 전국에서 동시에 1326명의 조합장을 뽑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도 부정행위가 판을 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6일까지 벌써 523명의 선거 사범을 적발했다. 10명 중 6명꼴로 금품·향응을 제공한 혐의가 가장 많다. 후보자와 유권자를 가리지 않고 금품 살포, 후보 매수 등 불법·탈법으로 인한 혼탁 양상이 극심해졌다. 5억원을 쓰면 당선되고 4억원을 쓰면 떨어진다는 ‘5당 4락’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다. “선거와 관련해 당신이 한 일을 알고 있으니 백만원만 보내면 조용히 넘어가겠다”는 중앙선관위 대표 번호를 발신번호로 하는 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릴 정도다.
조합장 선거가 과열 양상을 빚으면서 불법으로 치닫는 것은 지역 농어촌에서 조합장들이 임기 4년 동안 제왕적 위치에서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합장의 연봉은 1억원 정도다. 홍보활동비, 경·조사비, 조합원 선물비 등의 명목으로 연간 10억원 안팎의 교육지원사업비도 마음만 먹으면 재량으로 쓸 수 있다. 대출 결정은 물론이고 인사와 예산, 각종 사업에도 전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일단 당선만 된다면 본전을 뽑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돈을 뿌리거나 다른 후보를 매수하는 복마전 행태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농어촌 주민의 피폐한 삶을 개선하려면 사익에 눈이 먼 ‘정치꾼’이 아니라 조합원의 이익을 최우선시할 ‘일꾼’을 뽑아야 한다. 조합원들은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하는 동시에 불법·탈법 선거가 되지 않도록 감시의 눈초리를 곧추세워야 한다. 돈을 뿌린 후보자는 엄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또 불법·탈법 선거를 한 후보자는 지역 사회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2015-03-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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