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北무인기 은폐 급급… 문책 불가피
수정 2014-04-04 03:41
입력 2014-04-04 00:00
초기대응 실패하고 보고도 안해
지난달 24일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항공기가 청와대 상공에서 근접 사진 촬영은 물론 테러 무기로 전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군 당국이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 시기를 틈타 최초 발견 이후 1주일 이상 상부에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고 사건을 축소·은폐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국방부 제공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파주에 추락한 무인기의 중간 조사 발표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3일 “초반에 대공 용의점을 확인하기는 시간이 걸린다”면서 “정부는 공식적으로 대공용의점이 없다고 발표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추락 무인기를 수거한 파주경찰서는 바로 국군기무사령부에 기체와 모든 자료를 넘겼다. 기무사 조사팀은 엔진 배터리에 적혀 있는 북한말 ‘기용 날자’ ‘사용중지 날자’와 낙하산, 비행제어장치 등에서 북한제로 추정할 수 있는 근거를 대부분 찾아냈다. 그럼에도 추락 무인기가 군이 파악하고 있는 북한 무인기가 아니라는 이유로 발표를 미뤘다. 군 당국도 “카메라에 찍힌 화질이 좋지 않다”면서 즉답을 회피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백령도에 또 다른 무인기가 추락하자 상황은 급변했다. 이재수 기무사령관은 조사팀을 질책하고 처음부터 재조사할 것을 지시했다. 국방부도 문제가 커지자 지난 1일 비공개 방침을 바꿔 “무인기가 동선을 따라 파주와 서울 지역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군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초기 대응에 실패한 수방사령관과 1군단장, 기무사령관 등 관련 기관들의 문책이 불가피하다는 말도 나온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4-04-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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