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나로호 성공, 국민의 희망을 쐈다
수정 2013-01-31 00:44
입력 2013-01-31 00:00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의 성공은 10년 5개월 만에 이루어졌다. 2002년 8월 개발 계획을 수립한 이후 험난한 길의 연속이었다. 2009년 8월 25일, 세 차례 연기 끝에 시도한 1차 발사는 로켓 상단부의 페어링이 분리되지 않아 실패했다. 2차 발사도 한 번 연기해 2010년 6월 10일 쏘았으나 로켓 추진시스템 오작동으로 발사 후 137초 만에 폭발하고 말았다. 3차 발사를 시도한 지난해에도 10월 26일과 11월 29일 두 차례 중단됐으며, 어제 드디어 꿈에 그리던 우주로 날아오른 것이다.
우리는 이제 로켓을 자체 개발해 우주에 쏘아올린 ‘우주클럽’의 11번째 나라가 됐다. 비록 발사체의 핵심인 1단 추진체를 러시아가 만들어 ‘반쪽 국산’ ‘절반의 성공’이란 지적을 받고 있긴 하다. 그러나 국내 과학자들과 관련 기업의 헌신적인 노력과 열정은 과소 평가될 수 없을 것이다. 대한항공·한화·한국화이바·카이스트 등은 분업과 분야별 기술을 치밀하게 조화시키는 협업으로 부품이 20만개에 이르는 나로호를 정상 가동시켰다. 미국 우주항공 예산의 200분의1에 불과한 5200억원으로 이룬 성과이기에 더욱 대견한 일이다.
우리는 1992년 최초의 인공위성을 남미에서 다른 나라 발사체에 실어 쏘아올린 이래 20년의 우주기술 역사를 갖고 있다. 국산 발사체에 의해 나로호가 우주에 첫선을 보였지만 아직도 우리의 우주 기술력은 선진국의 70%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는 인공위성처럼 탑재체 기술은 우수하지만 발사체 기술은 초보단계다. 오는 2018년까지 1조 5449억원을 들여 순수 우리 기술로 ‘한국형 발사체’(KSLV-2)를 개발하려는 계획은 그래서 중요하다. 8년 후, 완전한 자력으로 우주에 도전하는 그날까지 기술력을 튼실히 쌓아가야 할 것이다.
2013-01-3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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