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관료들 일처리 방식 질타
수정 2009-12-17 12:40
입력 2009-12-17 12:00
“영리병원 왜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지 않았나”
이명박 대통령이 영리병원(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다. 이 대통령은 영리병원 도입을 추진하는 기획재정부와 반대하는 보건복지가족부가 팽팽하게 맞서며 불협화음을 내자 ‘일하는 방식’에 대해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영리병원은) 장기적으로 추진을 검토할 과제인 것은 맞지만 충분히 의견 수렴이 되고, 여론 설득이 된 후에 정책이 추진되는 게 맞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은 16일 “방향이 아무리 옳더라도 부처간 이견조정과 여론수렴이 다 이뤄진 뒤에 한목소리로 정부의 입장을 얘기하는 것이 제대로 일하는 방법이라는 게 대통령이 말씀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심야학습금지나 외국어고 폐지론도 마찬가지지만, 어느 한쪽의 손만 들어줄 수는 없다.”면서 “이번 건도 민감한 사안을 진작에 협의·검토하지 않았느냐는, 일하는 방식에 대한 (대통령의) 질타였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관료들의 ‘틀에 박힌’ 업무 방식에 대해 자주 지적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달 초 철도파업이 불거졌을 때 철도공사 등 관련된 곳에서 대체 버스를 몇 대 준비했고, 운행시간을 몇 시간 연장했다는 등 주로 여객수송 대책만 보고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즉각 “이미 파업이 예견됐던 상황이고 연말이라 화물 물동량이 가장 많은 시기인데,(여객수송 외에) 화물 운송에 대한 대비책이 철저히 세워지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당장 허준영 코레일 사장 등 간부들이 기관사 훈련을 받도록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올초 신년 국정연설에서는 올 한해를 ‘비상경제정부’체제로 끌고가면서 비상경제상황실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얼마 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비상경제상황실을) 3주 뒤부터 운영하겠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안일한 일처리 방식에 대해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관련부서 1급을 청와대에 오라고 지시, 결국 비상경제상황실은 청와대 지하벙커에 꾸려졌다. 일주일도 채 안 된 1월8일 첫 회의를 가졌다.
또 지난해 연말에도 올해처럼 예산이 제 때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자, 참모가 “예산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다.”고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예산이 통과되지 않았으니 일을 하지 않겠다는 건가? 예산이 통과되면 어떤 곳부터 예산을 집행할 지를, 또 통과되지 않으면 (예산을 당겨서) 선(先)집행을 하겠다. 이런 것을 보고해야 하지 않느냐.”고 질타했다고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2009-12-1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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