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빙자간음죄 위헌결정] 혼빙간 주체 男… 간통은 男·女 모두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9-11-27 12:00
입력 2009-11-27 12:00

혼빙간·간통 뭐가 다른가

헌법재판소가 혼인빙자간음죄를 위헌으로 결정하면서 지난해 가까스로 합헌 결정이 난 간통죄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새삼 관심이 쏠린다. 둘 다 개인의 내밀한 성적 사생활에 제약을 가하는 조항인 만큼 같은 범주로 묶어놓고 논란이 이는 경우가 많았다.

헌재는 지난해 10월 탤런트 옥소리씨 등이 간통죄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5(위헌·헌법불합치) 대 4(합헌) 의견으로 3분의2에 1명이 모자라 합헌 결정이 난 반면 26일 혼인빙자간음 조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6(위헌) 대 3(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간통죄가 가까스로 합헌, 혼인빙자간음죄도 겨우 위헌으로 결정된 데서 재판관들 사이에 치열한 법리논쟁이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헌재는 언뜻 비슷해 보이는 간통죄와 혼인빙자간음죄의 결과가 상반되게 나온 것은 두 죄가 규율하는 대상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우선 혼인빙자간음은 남성만 처벌하고 여성을 객체로 둬 평등의 문제가 있지만, 간통죄는 기혼 남녀 모두에게 같은 의무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근본적 차이가 있다.

또 우리 헌법이 양성평등에 기초한 혼인과 가족생활이 유지될 수 있도록 국가의 의무를 규정하는 만큼 간통죄의 공익성이 크다고 봤다.

이 밖에 간통죄는 혼인과 가족생활의 해체를 초래하거나 그럴 위험성이 크다는 점에서 예방의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 헌재의 입장이다.

처벌 법규로서 법 조항이 사문화됐는지 아니면 여전히 활발히 적용되고 있는지도 차이점이다.

1996∼2005년 간통죄로는 매년 평균 1900명이나 기소됐지만 비슷한 시기인 1997∼2006년 혼인빙자간음죄로 재판에 넘겨진 사람은 연평균 27명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개인의 성적 사생활에 대한 국가의 규제는 최소화돼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얻어가는 추세여서 머지않은 장래에 간통죄 조항도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조태성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2009-11-27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