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日 총리 과거사 의지 실천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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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10-10 12:00
입력 2009-10-10 12:00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어제 취임 후 처음 한국을 방문,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달 미국 피츠버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한 차례 회담한 바 있으나 형식과 내용을 볼 때 사실상 한국과 신(新) 일본 정상의 첫 공식대화라 할 것이다. 새로운 한·일 관계를 열어가는 첫발을 어제 두 정상이 뗀 셈이다. 그런 점에서 양국간 현안에 대한 하토야마 총리의 어제 발언은 양국 관계의 새로운 진전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한다.

북핵과 관련해 이 대통령이 피츠버그 G20 정상회의에서 밝힌 그랜드 바겐(일괄타결) 구상에 두 정상이 의견을 같이한 대목은 6자회담 참가국간 긴밀한 공조가 요구되는 시점을 감안할 때 환영할 일이다. 다만 그랜드 바겐 구상이 구체적 실천방안까지 갖춘 단계가 아니어서 공감의 밀도를 평가하기 이른 데다 큰 틀에서 볼 때 기존 자민당 정권에서의 대북정책 기조와 크게 어긋나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예상됐던 수준의 합의 정도로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과거사 문제나 재일동포의 지방자치 참정권 부여 등 나머지 현안에 있어서는 하토야마 총리의 전향적 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하토야마 총리는 “일본의 새 정부는 역사를 직시할 수 있는 정권”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일본 국민들의 감정이 통일돼 있지 않다는 점과 시간이 걸리는 사안이라는 점을 들어 과거사와 참정권 문제, 아키히토 일왕의 방한 문제 등을 비켜갔다. 지난해 6월 정상회담 때 과거사 언급 자체를 피했던 아소 다로 전 총리에 견주면 진일보했다고도 하겠으나 자민당 정권과는 뭔가 다른 새 일본 정부의 미래지향적 자세를 그리던 한국민들의 기대엔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과거 일본 정부가 던진 숱한 수사(修辭)를 넘어 실천이 필요한 때다. 하토야마 총리가 자신의 전향적 의지를 구체적 정책으로 내보이길 바란다.
2009-10-1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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