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은 소심하고 B형은 게으르다?
수정 2009-08-03 00:00
입력 2009-08-03 00:00
처음에는 주변에서 일어났던 에피소드를 단편적으로 그리다가 혈액형 분석에 대한 관련 서적을 여러권 찾아보게 됐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독자들에게 바라는 것도 마찬가지. 그는 “관계의 골이 깊어질 때 돌이켜보면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조금 더 넓은 시야를 갖고 남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생기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한다. 혈액형 분석을 맹신하지 않는다는 그는 “저는 O형인데 O형은 어떤 욕구에 대한 자제력이 떨어져 시간 약속에 늦고 의지도 약하다고들 하죠. 대신 목표가 생기면 똑부러져요. 저도 비슷한 면이 있는데 그렇게 보면 혈액형 분석이 전적으로 허황된 것은 아닌 것 같아요.”라고 웃었다.
처음에는 혼자 즐기기 위한 취미 정도로 시작했는데, 어느덧 책으로 나와 느낌이 색다르다. “무형의 콘텐츠였는데 가격이 매겨지고 각자 받아들이는 가치에 따라 책이 선택되고 그러지 않을 수도 있으니 긴장되네요. 웹에서는 독자들의 반응을 곧바로 느끼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만 단행본은 그런 부분이 없어 아쉽기도 하죠.”
심상치 않은 예명은 군대갔다가 복학한 뒤 학교 후배들에게 말을 건낼 때 ‘쳐’라는 격한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가 붙여진 별명이라고. 지난해부터 모 여고에서 기간제 미술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학교에서 유명세를 치를 것 같았지만 고개를 가로젓는다. “혈관고를 봤다는 학생들은 많은데 작가가 누구인지는 대부분 모르더라고요. 제 스스로 밝히기도 우스운 이야기라 굳이 드러내지는 않고 있어요.”
그냥 좋아서 할 때는 몰랐는데 교단에 서게 되며 그림 그릴 시간이 줄어들자, 작품 활동이 단순한 취미 이상으로 다가온다고 했다. “지금은 틈틈이 그림 그리는 것에 만족하지만, 상황이 허락한다면 언젠가는 전업 작가의 꿈도 있어요. 혈액형 분석을 통해 구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시트콤 같은 이야기를 펼쳐보고 싶습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2009-08-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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