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결국 직권상정 공식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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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7-15 00:20
입력 2009-07-15 00:00

미디어·비정규직법 협상 결렬 여야 일촉즉발 위기 치달아

한나라당이 14일 미디어 관련법과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직권 상정해 줄 것을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공식 요청했다. 국회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레바논 파병연장 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가 열리는 15일이 정국의 향배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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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오른쪽) 국회의장이 14일 미디어 관련법 등의 직권상정을 요청하기 위해 의장 집무실을 찾은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김형오(오른쪽) 국회의장이 14일 미디어 관련법 등의 직권상정을 요청하기 위해 의장 집무실을 찾은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한나라당의 직권 상정 요청은 이날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의사일정 협의에 실패한 데 따른 것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협상이 무산된 직후 국회의장실을 찾아가 “미디어 관련법이나 비정규직법 등이 제대로 상임위를 통과할 가능성이 없다.”면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즉답을 피한 채 침묵했다. 안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이 힘들겠지만, 미디어 관련법의 상임위 통과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 같고 비정규직법에 대해서도 환경노동위가 열리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원내대표단도 즉각 의장실을 방문해 직권 상정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직권상정을 요청했다니 기막힌 상황을 맞았다.”면서 “한나라당이 김 의장을 ‘국회 파견 당직자’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의회 민주주의를 위해 직권상정을 해서는 안 된다. 의장이 약속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 의장은 “여러분의 얘기도 충분히 듣겠다.”고 답했지만 표정에는 불쾌함이 역력했다. 비공개 면담이 끝난 뒤 이 원내대표는 “김 의장이 ‘안 원내대표를 설득해 달라.’면서 민주당 요구를 사실상 거절했다.”고 전했다.

앞서 여야는 미디어 관련법과 비정규직법의 해법을 찾기 위해 대화를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순탄치 못했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는 미디어 관련법을 논의하기 위해 전체회의를 소집했지만 회의 시작 30분 전부터 민주당 의원들이 다시 회의장 입구를 봉쇄해 파행이 반복됐다. 민주당은 원내대표 회담이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을 들어 “여야 합의 없는 한나라당의 단독 국회에는 참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환노위 소속 여야 간사도 이영희 노동부 장관과 함께 비정규직법 보완책을 마련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지만 이견만 확인했다. 이 장관이 “정부가 우려했던 고용 악화 상황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하자, 한나라당 조원진 간사는 “법 시행을 중지하고 준비기간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재윤 간사는 “정규직 전환 지원금을 집행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기존의 대치 상황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2009-07-1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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