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안양천 제방붕괴 시공사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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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6-05 00:34
입력 2009-06-05 00:00
지난 2006년 1000여명의 이재민을 냈던 ‘양평동 안양천 제방 붕괴 사고’는 시공사인 삼성물산 등의 책임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는 시공사 잘못이 없다는 종전의 법원 판결을 뒤집는 것이라 상급심의 판결이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부장 김용석)는 4일 D보험과 H보험 등이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서울시, 대한민국 정부 등을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은 합계 26억 67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2006년 7월 집중호우로 안양천 제방이 붕괴되면서 안양천의 물이 지하철 9호선 양천∼당산역 구간 공사장을 중심으로 범람해 주택과 상가, 공장 등 700여곳이 침수 피해를 입고 이재민 1000여명이 발생했다. D보험 및 H보험에 재산종합보험 등을 들어놓은 회사들도 이 사고로 재고품 유실 등의 손실을 입었고, 이들 보험사는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뒤 사고 책임을 물어 시공사와 서울시, 정부 등에 보험금을 물어내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물산 등 9호선 시공사들은 사고 발생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대한토목학회 등이 서울시에 제출한 사고 원인 조사 보고서에서도 “서부간선도로 지하에 매설된 우수관 파손으로 물이 누출되면서 제방이 붕괴된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 냈다.

서울남부지법 역시 이를 근거로 올 1월 침수 피해를 입은 주민 803명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기각 또는 각하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제방 붕괴의 메커니즘을 보고서와 다르게 판단했다. 재판부는 “처음 제방이 무너진 곳은 서부간선도로와 떨어져 있는 데다 오히려 삼성물산이 물막이·흙막이용으로 설치한 말뚝이 뽑힌 부분이라서 붕괴가 서부간선도로 우수관 파손으로 인한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제방이 무너진 구간은 삼성물산이 말뚝을 설치했던 부분 및 제방을 갈라 환기구 구조물을 시공했던 부분과 형상이 거의 같은 점, 편의상 설계를 여러 번 변경하는 과정에서 물을 막는 벽 콘크리트 기초부가 당초 설계와 다르게 시공됐고 굴곡지점 접합부분은 연결시공되지 않은 점 등을 볼 때 제방 붕괴 사고는 굴착공사 및 부대공사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시공상 잘못으로 인해 일어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서울시에 대해서는 제방 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 정부는 국가 하천의 유지 및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 등을 인정해 구상금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로 인한 사고인 점 등을 감안해 책임 비율은 40%로 제한했다.

한편 앞서 남부지법에서 손해배상 청구 기각 판결을 받은 주민들은 항소, 현재 사건이 서울고법에 계류돼 있다. 이에 따라 하급심에서 엇갈린 판단을 내놓은 이번 사고 원인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가 어떤 판결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09-06-0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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