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는 정몽준, 선그은 박근혜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9-04-18 00:00
입력 2009-04-18 00:00
한나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정몽준 최고위원의 상반된 재·보선 행보가 관심을 모은다. 정 최고위원은 접전이 예상되는 곳을 중심으로 지원유세에 앞장서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침묵을 지키며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의 딸과 재벌의 아들로서 서울 장충초등학교 동기인 두 사람의 동선이 뚜렷이 대비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지 확대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4·19혁명 49주년 기념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한 김영삼(왼쪽)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정몽준 (오른쪽) 최고위원과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김형오 국회의장.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4·19혁명 49주년 기념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한 김영삼(왼쪽)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정몽준 (오른쪽) 최고위원과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김형오 국회의장.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다급한 쪽은 정 최고위원이다.

그는 오랜 무소속 생활을 정리하고 지난해 대선 직전 한나라당에 들어갔다. 6선의 관록을 자랑하지만 정 최고위원에게는 세(勢)가 없다. 당내 뿌리도 약하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도전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이에 정 최고위원은 이번 재·보선에서 외연 확대와 영향력 증대, 기여도 제고를 노리고 있다. 정 최고위원이 재·보선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낸다면 친이 쪽 대표주자로 부각될 가능성을 가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정 최고위원은 특히 울산 북구 재선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울산 북구는 자신이 내리 5선을 지낸 울산 동구와 그 주변 지역구에서 분구된 곳이다. 정 최고위원의 영향력이 미치는 곳이기도 하다. 그는 거의 매일 울산을 찾아 표밭을 누비고 있다.

한 측근은 17일 “이곳에서 진다면 체면을 구기지 않겠느냐.”면서 “정 최고위원에게 울산 북구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략 공천 지역인 인천 부평을과 친이·친박 간 대리전이 펼쳐지고 있는 경주 재선거도 지원하고 있다. 부평을의 이재훈 후보는 정 최고위원의 ‘출격’이 낮은 인지도를 끌어 올리는 데 톡톡히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반면 ‘선거의 여인’으로 불리는 박 전 대표는 일찌감치 이번 재·보선에 선을 그었다.



한 측근은 “(박 전 대표가) 선거는 당 지도부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고,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주 재선거에서는 친박 쪽 정수성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바람에 지원 유세에 나서기도 어렵다. 당 지도부가 친이 핵심인 정종복 전 의원을 공천하면서 박 전 대표의 손발을 묶어 놓은 측면도 강하다. 정 전 의원은 지난해 18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친박 학살’의 주역으로 꼽혔다. 게다가 당시 탈당한 뒤 복당한 친박 의원들에게 아직도 당협위원장 자리를 주지 않는 것도 박 전 대표를 불쾌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친박 진영은 “인사든, 당무든 배려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 아쉬울 때만 도와달라고 한다.”고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한 친박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를 모두 차기 대선과 연결짓는데 섣불리 나설 수 있겠느냐.”면서 “가만 있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2009-04-18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