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동영씨 민주당 깨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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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4-08 01:08
입력 2009-04-08 00:00
제1야당인 민주당이 깨질 위기에 처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그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을 전주 덕진 재선거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반발한 정 전 장관은 무소속 출마 채비를 갖추고 있다.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의 행태가 바람직하지는 않았다. 전국정당 추구, 전체 재·보선 영향 등의 이유를 댔으나 그 밑에는 정 전 장관을 정치적으로 견제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정 전 장관을 끝까지 설득하는 정치력도 미흡했다.

그럼에도 정 전 장관은 당 지도부의 공천배제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 대선 후보였던 이가 탈당해 국회의원 재선거에 무소속으로 나서는 모양새는 좋게 비치지 않는다. 정 전 장관은 성급한 결정에 앞서 이번 사태의 시작부터 되돌아봐야 한다. 그가 출마 의사를 피력했을 때 이미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다. 대선에서 패배했으면 자숙의 기간을 가져야 했다. 정 전 장관은 바로 총선에 출마했고, 그것도 지역주의 타파를 내세워 서울로 선거구를 옮겼다. 또다시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 낙선했는데 같은 18대 국회의원 임기가 지속되는 재선거에서 고향을 찾아 손쉽게 금배지를 달겠다는 게 옳다고 보는가.

정 전 장관은 나중에 복당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국민을 더욱 우롱하는 일로서 정당정치의 근본을 훼손하는 처사다. 민주당 지도부가 복당을 받아들이기도 힘들다. 정 전 장관의 탈당·무소속 출마는 제1야당을 사실상 분당의 길로 이끌며 한국 정치사에 또 한번의 오점을 남기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정 전 장관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
2009-04-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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