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시적 규제 유예’ 발상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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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3-28 01:04
입력 2009-03-28 00:00
정부가 규제 집행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 사상 유례 없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아 규제를 없애지 않으면서도 경제회복을 위해 규제집행을 2년 동안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레이건 정부가 카터 정부 시절에 마련된 법령의 시행시기를 일정기간 유예한 사례는 있지만 기존 규제를 모두 한시적으로 유예한 사례는 전무후무하다는 점에서 정부의 발상은 신선하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어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발상의 전환을 통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를 유예함으로써 창업·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경제활성화와 서민의 어려움 해소에 상당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컨대 공장을 증축하려고 할 때 증설 규모가 제한되는 지역이라면 이런 제한을 풀어 기업인들에게는 기업하는 자신감을 갖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전기와 수도료를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인에게는 즉각적인 단전·단수조치보다는 이런 조치를 유예해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더라도 일하기를 원하는 60세 이상 고령자에게는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으로 취업의 길을 보장할 수 있다. 이런 정부의 방침을 우리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조치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취지가 아무리 좋더라도 한시적 규제 유예를 졸속으로 추진할 경우 부작용이 가져올 경제·사회적 파장이 엄청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는 앞으로 유예되는 규제를 제대로 선정해야 한다. 과거의 규제개혁 과정에서 숫자에 얽매여 규제개혁의 실효성을 잃었던 전례를 명심해야 한다. 경제회복의 명분 때문에 당연히 존치해야 할 규제를 해제한다면 부작용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2009-03-2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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