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경제 위기 해법/김정식 연세대 경제학 교수
수정 2009-03-05 00:54
입력 2009-03-05 00:00
그렇지 않고 외환시장에 개입하거나 외국에서 돈을 빌려오면 일시적으로 환율이 안정될 수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안정시킬 수는 없다. 이는 작년 미국에서 달러를 빌려와 일시적으로 환율을 안정시켰으나 지금 다시 환율이 오르는 것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신용경색 또한 기업 구조조정을 하면 완화될 것으로 믿고 있으나 실제로 구조조정을 해도 신용경색이 해소되기는 어렵다. 지금 구조조정을 해도 세계경기가 추가로 침체될 경우 건실한 기업도 다시 부실화될 수 있어 시중은행들이 기업대출을 꺼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으로 세계경기는 지금보다 더욱 침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구조조정은 그렇지 않아도 늘어난 실업을 더욱 증가시켜 사회불안을 높임으로써 또 다른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려면 이러한 방법보다는 제조업을 지원하여 수출을 늘리는 대책을 사용해야 한다.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이 불안한 근본원인을 해결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흔히들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려고 문제를 일으킨 금융에서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 정부도 최근 위기를 해결하고자 금융전문가를 중심으로 새 경제팀을 전진 배치했다.
그러나 비록 문제는 금융에서 일으켰지만 해결은 실물에서 해 주어야 한다. 제조업에서 수출을 늘려 경상수지 흑자 폭을 늘림으로써 빌려온 외채를 갚고, 또 시장에 외환공급을 늘려야만이 외환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역시 수출을 늘려 국가경제 신뢰도를 높이고 그 결과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야만 기업부실이 줄어들어 신용경색이 풀릴 수 있는 것이다.
외환위기 때도 당장 외환이 부족해 외국에서 빌려오는 것은 금융 팀이 담당했지만 실제로 그 후 환율이 안정되고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준 것은 실물이었다. 수출이 늘고 수입이 줄어들면서 경상수지 흑자 폭이 급격히 확대되었기 때문에 외환위기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보면 지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출과 산업을 담당한 지식경제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세계가 보호무역으로 수출을 늘리기가 어려운 여건에 놓여 있지만 정부는 과거에 우리가 사용하던 적극적인 수출 지원책을 다시 활용해야 하며 수출목표를 설정, 기업을 독려해 수출을 늘림으로써 경상수지 흑자 폭을 확대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지금 환율이 높아지고 있기에 수출을 늘리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정책당국은, 위기는 비록 금융에서 촉발되었지만 궁극적 해법은 실물에서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정부가 수출을 늘리는 데에 정책의 초점을 둘 때 우리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 교수
2009-03-05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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