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교협, 고려대에 면죄부 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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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2-26 00:36
입력 2009-02-26 00:00
고려대가 2009학년도 수시모집에서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는지를 조사해온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오늘 이사회를 열어 결론을 내린다. 그런데 이에 앞서 대교협 윤리위원회가 고려대의 입시 전형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일부 언론이 어제 보도했다. 보도 내용대로라면 대교협은 고려대에 면죄부를 주는 것에 불과하며, 이는 대교협이 대학 자율화를 주도할 능력이 없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우리는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

고려대가 수시모집 1단계에 고교등급제를 적용, 내신 성적이 1∼2등급인 일반고 학생을 상당수 탈락시킨 반면 외국어고 학생은 7∼8등급까지 합격시켰다는 게 이번 의혹의 핵심이다. 처음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제기한 이같은 의혹은 권 의원측의 추가 폭로와 언론의 취재 등에 힘입어 더욱 확산됐다. 예컨대 같은 학교 출신으로 고려대의 같은 단과대에 지원한 학생끼리 성적표를 비교해 봐도 교과 영역(내신) 90%에 비교과 영역 10%를 반영했다는 고려대측 주장을 합리적으로 적용할 방법은 찾을 길이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고려대도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얼버무린 게 그간의 사정이다. 그런데도 대교협 이사회가 미리 보도된 것처럼 ‘고려대 무죄’ 판정을 내린다면 누구라서 더이상 대교협의 능력·권위를 인정하겠으며, 어느 대학이 대교협의 눈치를 보는 시늉이나마 하겠는가.

우리는 대교협이 오늘 ‘고려대 의혹’에 판정을 내리면서, 고려대가 무엇이라고 해명을 했는지 또 그에 대해 대교협은 어떤 기준으로 판정을 내렸는지 국민 앞에 명확히 밝히리라고 믿는다. 만에 하나 이같은 기대가 무너진다면 대교협은 ‘존재의 이유’를 상실할 터이고 모처럼 얻은 대학 자율화는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2009-02-2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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