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과거사위원회 통·폐합 개정법안 국회에
수정 2008-11-20 00:00
입력 2008-11-20 00:00
신지호 의원을 중심으로 한 한나라당 의원 14명은 20일 군 의문사 진상규명,제주도 4·3 사건,일제강점하 강제동원피해,노근리 사건,한센인 피해사건 등 14개 과거사 관련 위원회를 통·폐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과거사법 개정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신 의원 등은 “정부 내에 설치·운영중인 각종 과거사 관련 위원회간 기능의 유사·중복을 없애는 한편,정부위원회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과거사 관련 위원회들을 폐지하고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에 따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로 하여금 그 기능을 통합,수행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성격과 진행상황이 다른 위원회들을 한 데 묶어 관리하게 되기 때문에 그동안 진행돼 온 과거사 진상조사가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또 통·폐합하는 것이 오히려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관계자는 “위원회마다 특성과 상황이 다른데 무조건 한 기관으로 통·폐합하는 것이 과연 효율성을 높이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효율성을 높이자면 차라리 각 위원회의 상황에 맞게 진실규명 및 보상을 완료하는 기간을 정해놓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 개정안이 제출될 것이라는 소식에 민주당과 군 의문사 유가족 모임 등 시민단체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과 한국전쟁 후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도 지난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사 청산 작업을 말살하기 위한 책동을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군 의문사 유가족 모임은 18일 오후 이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로 한 신지호 의원의 의원실로 찾아가 개정안 제출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려 했으나 신 의원이 면담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또 제주 4·3사건 관련 단체들도 20일 공동성명을 내고 “개정안이 말로는 운영의 효율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4·3 위원회의 기능을 무력화하겠다는 것” 이라며 “희생자와 유족들의 명예회복에 앞장서온 4·3위 위원들을 해촉할 수 없으니 아예 위원회를 폐지하겠다는 꼼수”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한편 신지호 의원은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과거사 진상을 규명하는데 굳이 개별 위원회를 만들어 장관급을 두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할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개별 위원회를 통폐합하고, 그 대신 절약된 예산으로 조사기능을 더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과거사 진상 규명에 경제논리를 들이댄 한나라당을 겨냥해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과 겹쳐져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공돈 생겼지만 기분 그렇네요”
금융위원장 “낫과 망치 준비하고 있다”
애걔 이 정도 갖고? 서울 첫 눈 맞나
박지원 “대북삐라 즐기다 이제와 ‘단속 쇼’”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