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협력사 ‘이중고’에 운다
이영표 기자
수정 2008-11-19 00:00
입력 2008-11-19 00:00
GM대우가 다음달부터 일시 공장 가동 중단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부품 납품업체들은 벌써부터 일감 축소와 자금난 후폭풍에 신음하고 있는 것이다.업체들은 앞으로 일감이 최소 30% 이상 줄어들 것을 예상해 인건비 축소 등으로 버틸 생각이었지만 금융권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남 창원기계공업단지의 한 GM대우 남품업체는 대출금 만기 연장 등을 요청하기 위해 주거래 은행인 경남은행을 찾았다가 면박만 당했다.은행은 GM대우 협력업체들에 할당해 온 1000억원의 대출금 한도를 300억원으로 줄였다며 대출 연장 및 신규 대출 불가 입장을 통보했다.기존 700억원의 대출금은 자연스레 회수 절차에 들어간다는 ‘경고’도 받았다.
협신회 최범영 회장은 “GM대우가 감산에 들어가지 않았고 신용등급도 변한 게 없는데 은행들은 GM협력업체라는 이유만으로 대출금 회수에 혈안이 돼 있다.”면서 “대통령까지 나서 은행의 중소기업 지원을 독려하고 있으나 현장은 거꾸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신회에 따르면 기업은행을 제외한 다른 시중은행들도 GM대우 협력업체 등에 대한 대출 한도를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한 업체 관계자는 “경기 좋을 때는 대출해 가라고 부추기더니 정작 기업이 어려울 때는 나 몰라라 하는 은행의 이중적인 모습에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협력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잔업과 특근을 없애는 등 긴축에 들어갔다.생산물량의 90%를 GM대우에 납품하는 이원솔루텍 관계자는 “최소 30%에서 최대 50%까지 공장 가동률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미리 잔업 및 특근 폐지를 통해 매달 직원 인건비 4억원 중 1억 3000여만원을 줄였다.”고 말했다.H 협력업체는 GM대우가 다음달 생산계획 주문을 평소보다 크게 줄일 경우 가동 중인 공장 한 곳을 중단해야 하는 위기에 몰렸다.에어백 등 매출의 60%가량을 GM대우에 납품하는 S&T대우는 생산 라인별 순환 휴업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품업체들은 그러나 “GM대우가 물량 조절차원에서 출고량을 조절하는데 맞춰 부품 생산을 조절하는 것인데 은행권이 미리 대출금을 회수하는 것은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업체를 벼랑끝으로 내모는 처사나 다름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납품업체들은 최근 은행들이 GM대우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단행한 대출 한도 축소 조치에 대해 금융 당국과 중소기업청에 시정 건의를 할 방침이다.금융당국 관계자는 “업체의 신용도를 고려치 않는 일방적 대출 회수 등 은행의 횡포는 바로잡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2008-11-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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