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위원회’ 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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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현 기자
수정 2008-09-29 00:00
입력 2008-09-29 00:00
정부가 ‘무늬만 감사’를 차단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도입한 ‘감사위원회’의 성공 가능성에 시각이 교차한다.“깐깐한 시어머니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냉소가 엇갈린다. 국내 최대의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23일 상임감사 공모에 들어갔다. 공모마감은 10월6일이다.

한전·가스公 등 도입 의무화

올 4월 시행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장형 공기업은 기존 감사 대신 감사위원회를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시장형 공기업은 한전, 한국가스공사, 한국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부산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 6곳이다.

가스공사는 감사위를 이미 발족시켰고 한전은 현재 구성 중이다. 인천공항공사는 법이 바뀌기 전인 2002년부터 감사위를 자체 운영해 오고 있다.

법에 따르면 감사위는 3명의 위원(이사)으로 구성된다.1명은 공모를 통해 해당 공기업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는 상임위원, 나머지 2명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명하는 비상임 위원이다. 위원장은 비상임이사가 맡되,3명 중 1명은 반드시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여야 한다. 상임 감사위원은 보수(연봉 1억원대) 등에서 공기업 상임이사들과 비슷한 대우를 받는다.

독립된 감사위를 통해 공기업의 방만경영을 감시하고 경영진과의 유착 소지를 없애겠다는 게 정부 취지다. 현대·기아차 등 민간기업에서는 이미 정착된 제도다.

공기업 방만경영·유착 방지 목적

기대감을 나타내는 측은 “감사위 운영권은 전적으로 위원들에게 있다.”며 “복수로 구성되고 운영권도 독립돼 있으니 아무래도 1인 감사 시절보다는 더 깐깐하고 투명하게 감독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반론을 펴는 측은 “그릇만 달라졌을 뿐, 정권 자리만들기 용도라는 내용물 성격은 별반 바뀔 것 같지 않다.”고 평가절하한다. 그 근거로 가스공사를 든다.

지난 7월31일 감사위를 발족시킨 가스공사는 상임위원(상근감사)에 권철현 전 의원 보좌관 및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지낸 정광윤씨를 뽑았다. 공모를 통해 선출됐지만 낙점과정에서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고 해서 시끄러웠다. 당시 가스공사 노조는 “전문성이 떨어지고 업무 연관성도 없다.”며 3주 넘게 출근저지 투쟁을 벌였다.

시큰둥하기는 한전도 마찬가지다. 한전 관계자는 “예전에도 비상근 감사를 포함해 감사가 3명 있었다.”며 새로 발족할 감사위에 이렇다 할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08-09-2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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