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허리케인 방재 선진국’
경제력과 허리케인 방재 능력은 비례하지 않았다. 쿠바는 이번에도 허리케인 방재 선진국으로서 면모를 자랑했다. 허리케인 구스타프와 아이크가 연달아 쿠바를 덮쳤지만 피해 상황은 미미했다. 구스타프 때는 단 한 명의 피해자도 나오지 않았다. 곧바로 아이크가 강타했지만 사망자는 모두 4명이었다. 앞서 아이크가 휩쓸고 지나간 바하마제도에서는 최소 수십명이 사망했다.
AP, 로이터 통신은 10일(이하 현지시간) “쿠바에서 자연재해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건 수년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다만 4등급 구스타프 때도 없던 피해자가 1등급 아이크때 나온 건 ‘옥에 티’였다.
쿠바가 허리케인의 ‘길목’에 자리잡고 있으면서도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는 건 권위주의 사회 특유의 조직적 피난시스템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이크가 닥쳤을 때도 쿠바 관영 TV는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병상의 피델 카스트로가 분 단위로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쿠바 당국은 전 인구의 10%가 넘는 120만명을 대피시켰다.
지난달 30일 구스타프가 서부지역을 관통했을 때도 집 10만채가 부서졌지만 25만명이 일사불란하게 대피하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었다.
아이크가 강타한 로스 팔라시오스에 사는 70대 노인 레테사 테헤다는 “정부가 마련한 대피소에 다른 노인들과 함께 몸을 피했다.”고 했다. 올드 아바나의 산부인과 병원에서 피신한 임산부 니옐 로드리게스(21)는 “경찰이 19개월된 딸과 나를 109명의 다른 산모들과 함께 경찰차로 안전한 곳에 피신시켰다.”면서 “당국은 세 끼를 챙겨주고 아기를 위한 모든 것을 제공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