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아프리카 자원 공략 ‘불꽃전쟁’
이지운 기자
수정 2008-08-21 00:00
입력 2008-08-21 00:00
일본은 오는 30일부터 정부와 국회·기업·은행 등으로 구성된 합동 사절단을 아프리카에 3차례에 걸쳐 파견할 계획이다. 후쿠다 야스오 총리는 지난 5월28일 요코하마에서 열린 ‘제4회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에서 “2012년까지 정부의 개발원조(ODA)와 함께 민간 투자를 두배로 늘릴 방침”이라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한다. 사절단은 당시의 대(對)아프리카 약속을 지킨다는 명목을 갖고 있다. 나아가 아프리카에서 중국과의 ‘한판 승부’를 위한 전초전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염두에 둔 표밭 다지기 전략이기도 하다.
산케이신문은 20일 사절단은 외무부·경제산업성의 부대신을 비롯, 자민당 의원, 일본무역진흥기구, 국제협력은행 등이 정부 측 대표로 참가한다고 보도했다. 또 종합상사·건설기계·자원 관련 기업 등 30개 업체도 참여한다. 사절단의 파견은 오는 30일, 다음달 9일, 13일에 걸쳐 아프리카를 남·동·서부 등 3지역으로 나눠 이뤄진다. 히타치건설기계·미쓰이물산·미쓰비시상사·미쓰이물산·미쓰시타전기산업 등 기업들이 사절단별로 10개사 정도씩 참여한다.
사절단은 국가원수를 비롯, 외무·경제·에너지 장관과 회담하고 경제단체와 기업을 방문해 자원 개발뿐만 아니라 투자 대상처도 개척한다. 물론 TICAD에서 제시한 ▲5년간 25억달러 규모의 ‘아프리카 투자배증 지원기금’ 신설 ▲5년간 최대 40억달러의 엔차관 제공을 통한 인프라 정비 ▲기술 협력 등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을 상당 부분 벤치마킹한 흔적이 보인다.
일본의 아프리카 진출은 중국보다 한참이나 뒤져 있다. 일본의 경제협력 가운데 아프리카 비중은 10.5%에 불과한 반면 중국의 아프리카 몫은 무려 44%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TICAD를 5년마다, 중국은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을 3년마다 연다. 대사관 수에서도 일본은 24개국, 중국은 47개국이나 된다. 실제로 중국은 해마다 외교부장의 첫번째 해외 순방 코스를 아프리카로 잡는다.
이런 활동의 결과 중국이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에서 수입한 천연자원의 규모는 2006년 220억달러어치로 2001년의 30억달러에서 불과 5년 사이에 7배나 증가했다고 세계은행 보고서는 밝혔다. 중국에서 소비하는 원유의 아프리카산 비중은 2030년까지 현재의 3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어 중국의 아프리카 접근은 더욱 집요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8-08-2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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