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매미잡이/노주석 논설위원
노주석 기자
수정 2008-08-08 00:00
입력 2008-08-08 00:00
동료가 매미잡는 법을 아느냐고 물었다. 매미채라고 호기롭게 답했지만 매미채로 매미를 낚는 데 성공한 적이 없었다. 시골 고모집에 놀러가면 이틀도 못 넘겨 ‘집으로’를 외치던 ‘아스팔트 키드’였다. 아니나 다를까. 아무리 기웃거려도 매미채로는 잡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핀잔성 의문문이 돌아왔다. 촘촘한 거미줄을 철사줄에 몇 겹 옮겨 망을 만든 뒤 매미 뒤에 살며시 갖다대면 백발백중 얽혀든다고 비법을 알려 주었다.
삶의 추억, 체험의 결핍이 아쉬웠다. 교과서와 동식물도감을 보고 이름만 외웠을 뿐 그들과 몸을 섞진 못했다. 그래서인지 사고의 틀도 도회적이다. 휴머니티가 떨어진다. 자연을 보고 즐기지만 그 속에 손발을 담그는 것은 겨워한다. 나의 한계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2008-08-08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