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車보험 과잉 진료비 심사위탁으로 막자/ 이용재 호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수정 2008-07-25 00:00
입력 2008-07-25 00:00
자동차보험은 교통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제도로 다른 사회적 위험에 비해 발생가능성이 매우 높다. 막상 발생하면 인적·물적 피해가 커 운전자들은 당장 사고를 당하지 않아도 비싼 보험료를 지불하고 보험에 가입한다. 가입자들이 공보험인 건강보험에 비해 훨씬 높은 보험료를 내면서도 큰 불만을 갖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작금의 자동차보험에 대해 가입자들이 불만을 터트리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꼬박꼬박 낸 보험료가 사고로 어려움을 당한 이들에게 올바르게 사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보험에 나이롱환자, 진료비 부풀리기, 장기입원 등 도덕적 해이와 각종 보험범죄가 만연해 있음에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2006년 한해 동안 보험사기 적발건수와 금액이 3만 4567건,249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46.4%,38.2%가 증가했다고 한다. 보험사기 추정액은 무려 2조 23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의료기관이 교통사고 환자의 입원일수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진료비를 과잉·허위청구하다가 적발된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불필요한 의료이용 등의 도덕적 해이는 더욱 심각하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과 자동차보험 환자의 진료비를 비교한 결과, 두안부골절 입원진료비는 자동차보험이 481만원이 높았고, 대퇴골골절 입원진료비도 259만원이 높았다. 입원기간도 최고 8.6배 차이가 났다.
보험료가 필요한 곳에 적절히 지출되고 있다면 무슨 불만이 있겠는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입자들이 어찌 볼멘소리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애초에 계획하고 작정한 보험사기는 적발을 위한 금융감독당국의 지속적인 노력 외에는 방법이 없겠지만, 과잉 청구된 진료비와 환자들에 의한 장기입원 등 불필요한 지출은 심사제도의 개선을 통해 막을 수 있다. 필자는 건강보험과 의료급여 등의 진료비 심사를 수행해 오면서 관련 인력과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를 위탁할 것을 적극 제안한다. 자동차 보험환자와 건강보험 환자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자동차 보험환자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심사에 필요한 심사급여기준을 자동차 보험환자에 맞게 수정하고 재활치료와 휴업보상 등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동시에 추진하면 된다.
심사평가원에서 자동차 보험 진료비를 심사할 경우 많은 장점이 예상된다. 우선 의료기관에서 무리한 과잉·허위청구를 하기 어려울 것이다. 환자의 장기입원 등 의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불필요한 의료이용도 상당수 근절될 것으로 본다. 고질적 문제였던 기왕증 판단문제도 개선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의료기관의 입장에서도 건강보험과 자동차 보험의 청구방식이 제각각이고 청구양식도 상이하여 불만과 행정낭비가 존재하였으나 상당부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의 자동차 보험 진료비 심사위탁은 부당한 진료비지출 증가로 인한 선량한 가입자 보험료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은 근절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다.
이용재 호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2008-07-25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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